silva.jpg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여자의 마음을 빗댄 '갈대'와 같은 모습을 종종 보여주고 있다.

그는 웰터급 챔피언 로비 라울러의 1차 방어전 상대를 조니 헨드릭스로 사실상 확정지었다가, 며칠 지나지 않아 조니 헨드릭스-맷 브라운戰, 로리 맥도널드-헥터 롬바드戰에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둔 파이터에게 도전권을 주겠다고 한다.

또한 켈빈 가스텔럼에게 타이론 우들리를 꺾는다면 타이틀 도전권을 주겠다고 했다. 닉 디아즈가 앤더슨 실바를 제압한다면 무조건 타이틀 도전권을 주려 할 것이다. 대놓고 양다리를 걸친 모습과 흡사하다.

반면 미들급 여자친구(?)는 집착이 없다. 바람을 피더라도 이해하는 순종적인 타입이다. 챔피언과 싸울 기회를 주지 않아도 묵묵히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강한 어필은 찾아볼 수 없다.

미들급 공식랭킹 2위 호나우도 '자카레' 소우자는 7연승을 달리고 있다.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명분은 충분한 상태다.

하지만 남자친구(?)인 UFC는 냉정하다. 앤더슨 실바에게 또다시 기회를 주려하고 있다. 화이트 대표는 13개월 만에 돌아온 실바가 오는 2월 'UFC 183'에서 닉 디아즈를 제압한다면, 재차 타이틀 도전권을 주겠다고 밝혔다.

한때 독주체제를 구축했던 실바지만 그는 와이드먼에게 2연패했다. 박빙의 승부도 아니었다. 완패였다. 1차전에선 KO패했고, 2차전에선 정강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복귀전 상대 역시 제대로 된 미들급 파이터가 아닌 웰터급 파이터인 닉 디아즈다. 그럼에도 UFC는 실바에게 집착하고 있다.

실바로선 나쁠 것이 없다. 크게 어렵지 않은 상대로 보이는 디아즈를 넘으면 또다시 타이틀 기회가 생긴다. 놀라운 점은 이런 상황에서 미들급 상위랭커들의 반발이 거세지 않다는 것이다.

자카레의 매니저는 자카레가 화이트 대표의 마음을 돌릴 것이라고 했지만, 16일(오늘) 폐렴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UFC는 "자카레의 폐렴으로 자카레와 6위 요엘 로메로戰은 연기됐다"고 공식발표했다. 추후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둘은 오는 3월 'UFC 184'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다.

또 다른 톱파이터 5위 루크 락홀드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3위 료토 마치다와 맞붙고 싶다고 꾸준히 구애했고, 집착한 끝에 오는 4월 'UFC on FOX 15'에서 마치다와 싸울 기회를 잡았다.

4위 비토 벨포트는 오는 3월 'UFC 184'에서 챔피언 크리스 와이드먼과 타이틀전을 치른다.

와이드먼-벨포트戰 승자는 누구와 싸울까? 2위 자카레-6위 로메로戰은 연기돼 언제 싸울지 알 수 없고, 3위 마치다는 5위 락홀드와 격돌한다. 톱5 파이터 중 남는 건 1위 실바 뿐인 셈. 가만히 있어도 실바를 위한 길은 넓게 열려있다.

실바는 디아즈만 꺾으면 된다. 모든 일은 UFC와 미들급 톱파이터 동료들이 만들어주고 있다. 실바가 디아즈를 제압한다면, 승리 후 이런 말을 내뱉을 것 같다.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렸습니다".

제품 랭킹 TOP 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