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에 내집 마련①DIY형 목조주택

'크기는 작게, 가격은 낮추고, 내 손으로 직접…'. 최근 전원주택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특징이다.  요즘 실속파 전원주택 수요자들은 본인이 직접  짓거나 집을 공장에서 구입한다. 무엇보다 비용 절감 측면에서 일반 건축 방식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전문가인 일반인이 집을 짓는 만큼 주의할 점도 적지 않다. 비용 부담은 최소화하고 만족도는 극대화할 수 있는 전원주택 마련 방법을 알아본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진수씨는 미니 주말별장에서 지내는 주말이 즐겁다.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 자락에 지은 이 집은  'DIY'(Do It Yourself) 방식으로 조립한 미니 목조주택이다. 미리 제작된 자재를 구입한 뒤 본인이 현장에서 매뉴얼에 따라 직접 조립해서 지었다. 집 한채 짓는데 보름 정도의 시간이 들었다. 

건축 연면적 33㎡에 불과하지만 생각보다 생활하는 데는 불편하지 않다. 목 구조로 벽체가 얇은 데다 공용면적으로 빠지는 공간이 거의 없다 보니 동일 평형의 아파트에 비해 실평수가 넓기 때문이다. 내부 평면도 아파트와 비슷한 거실 겸 주방, 방, 화장실로 설계해 주거 편리성을 높였다. 김씨는 "10평짜리 집을 마련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땅값을 제외하면 2000만원 선"이라고 말했다. 

전원주택 시장에 'DIY'형 주택이 인기다. 조립과 설치가 쉽고 비용부담이 적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DIY'형 주택은 미리 제작된 자재를 매뉴얼에 따라 조립한다는 의미에서 '키트 캐빈'(Kit Cabin)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요즘 전원주택 시장에 비용 절감을 위해 주택 시공을 전문업체에 맡기지 않고 손수 짓는 실속파 수요자가 부쩍 늘었다. <사진제공 정일품송>


설치와 해체 쉬워 인기

'DIY'형 전원 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설치가 쉽다는 점이다. 'DIY'형 주택은 미리 공장에서 가공한 자재를 묶음 단위로 판매한다. 이를 구입해 매뉴얼에 따라 조립하면 근사한 주말 별장을 한채 뚝딱 지을 수 있다. 

예컨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레고 블록을 쌓거나 비행기 자동차 등의 완구를 조립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조립이 쉬운 만큼 해체 역시 쉽다는 점도 DIY형 주택의 특징이다. 

제작 기간도 짧다. 연면적 33㎡ 짜리 목조주택의 경우  2~3명이서 반나절이면 완공 한다. 대량생산된 조립용 목재를 사용하면 혼자서도 몇일 안에 조립할 수 있다. 때문에 직장인들이 휴가기간 등을 이용해서 DIY형 주택을 짓는 경우도 있다. 손 재주가 있는 사람은 불과 이틀 정도면 키트 캐빈 한 채를 짓는다.

일반 전원주택에 비해 가격 부담도 덜한 편이다. 연면적 36.4㎡(11평) 짜리 DIY형 통나무주택의 경우 시중에서 한 동당 1600만∼2000만 원 선에 공급되고 있다. 자재를 여러 사람과 공동구매하면 비용을 10% 이상 더 줄일 수 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DIY형 목조주택은 대부분 핀랜드 등 북유럽이나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 수입해 들여온다. 때문에 여럿이서 공동으로 자재를 직접 수입하면 관세, 유통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 이때 무역 라이센스가 없다면 아는 무역회사에 L/C(신용장) 개설을 맡겨도 된다. 

작지만 생활에 필요한 웬만한 시설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취사시설은 물론 욕실 화장실 등도 설치할 수 있다.  16.5㎡(5평) 이상은 내부 전기시설과 전화, TV선 등이 기본으로 설치된다. 8평 이상의 경우는 미니 2층 구조의 다락방도 들일 수 있다. DIY형 주택의 용도는 다양하다. 도입 초기에는 공원이나 관광지의 방갈로로 주로 쓰였지만 지금은 민박용 숙소(펜션)나 방갈로 긴급대피소는 물론 공부방 재개발주민의 임시거처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체와 운반이 쉽다 보니 특히 여름용 주말별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DIY형 미니 목조주택은 집을 직접 지어 보는 재미 때문에 주로 30~40대 연령층이 많이 찾는다. 인터넷 건축 소모임 카페나 집짓기 두레 등을 다양한 경험을 함께 나누면서 건축 노하우를 습득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자재는 가격·품질 비교 후 선택해야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우선 집을 직접 지으려면 사전에 시공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도중에 잘못 지으면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학 등에서 운영하는 건축학교를 이용해 사전에 시공 방법 등을 숙지하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목재의 장단점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목재는 천연 건축 소재이다 보니 잘못 지으면 집이 뒤틀리거나 갈라질 수도 있다. 또 무리하게 비용을 줄이려고 규격에 맞지 않는 목재를 쓰면 단열이나 방음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일품송 강석찬 사장은 "목재는 원산지와 등급에 따라 가격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여러 업체에 문의해 보고 가격이나 품질 등을 비교해본 뒤 고르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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