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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시작에 앞서 이 소식을 전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이 글의 주인공이자 현 UFC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가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글의 방향이 크게 바뀌었음을 미리 밝혀둔다.

 

<에서 계속>

 

1페더급 정복기는 더할 수 없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것도 단순한 대박정도가 아니었다. 이제 맥 작가의 사이즈가 방송국이 종속시킬 수 없는 수준이 된 것은 물론, 그 누구도 그를 부정할 수 없을 정도의 성공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런 블록버스터에는 당연히(?) 후속작이 따라붙는 법. 맥 작가 역시 곧바로 속편 제작에 착수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하지만 어쩌면 역시 당연한 변수가 맥 작가의 발목을 잡고 만다.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

-첫 작품에서 성공한 후 내놓은 두 번째 작품이

흥행이나 완성도에서 첫 작품에 비해 부진한 상황


 

원작만한 속편 없다고 했던가. 데뷔에서 거대한 성공을 거두면 그 성공의 사이즈에 치여, 혹은 그 위대함에 스스로 취해 차기작이 망가지는 사례는 생각보다 보기 쉬운 일이다. 그리고 맥그리거의 경우 이 중 후자에 속했다. 비록 자아도취 때문에 기량 자체가 하락하는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전편의 거대한 성공에 도취해 무리수를 두기에 이렀으니 말이다.

 

전편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맥그리거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극대화시킨 후 실력 증명을 통해 그를 매력요소로 활용하는 타입이다. 이런 캐릭터는 아주 효율적으로 관심을 끌어모으고 인기를 누린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반대편에는 패배시 엄청난 후폭풍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리스크가 있다. ‘매력을 지켜주던 기둥인 실력이라는 부분이 무너져버리는 탓이다.

 

그래도 맥그리거는 실력에 대한 증명을 일정 수준 세이브해 둘 수 있는 선수였다. 페더급 벨트를 손에 넣었기에 이 챔피언에 올랐던 자란 타이틀이 그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페더급에 남아 경쟁을 계속했다면 체급 내에서 지속적인 라이벌 구도 형성이 가능했을 것이며, 그의 몸값이 크게 떨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는 이 메리트를 단숨에 씹어 먹어버리는 치명적인 실수 두 가지를 저질렀다. 첫째는 네이트 디아즈와의 대결을 수락한 것이며, 둘째는 패배 후 곧바로 페더급에 돌아가지 않은 것이다. 상위체급 대권 도전은 계단식으로 올라가 결국 챔피언에 등극한 1부의 스토리에서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시도해 볼만 했다. 하지만 여기서 상대가 챔피언이 아니라면? 리스크는 급격히 커진다. 심지어 대체 출전 선수라면 말 할 것도 없다. 또한, 이 작가는 상위 체급으로의 외도가 길어질수록 맥그리거 드라마의 흥행 토대인 페더급에서의 입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간과했다. 자기 입지의 기반이 어디에 있는지 망각해버린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작가의 과욕이 스토리를 말아먹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작가는 자만을 했을지언정 본체 사람이 똑똑했다. 또한 자신을 능력을 작품 속에만 한정시킬 생각도 없었다. , 이미 리스크가 한도 없이 커진 이 시나리오를 붙들고 버티다 대본과 함께 침몰할 위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가 선택한 결말은 주인공 챔피언 맥그리거를 죽이고 2부를 조기종영시켜버리는 것이었다. 이 과감한 포기는 그에게 흥행력과 인지도를 해놓고 다음 단계로 돌입할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물론 시청자들, 혹은 팬들에 대한 처절한 배신일 수 있는 이런 선택이 가능했던 것은 맥 작가, 또는 챔피언 맥그리거가 아닌 아니 인간 코너 맥그리거가 그리는 큰 그림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리고, 사실 이것은 올해 초부터 예고되어 있던 일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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