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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요소라는 것은 업계를 막론하고 돈을 부르는 핵심 키워드로 작용해왔다. 그 대상이 한 사람이 되었든, 한 조직이 되었든, 아니면 그 하나의 사상이 되었든 이것은 대중들의 시선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것도 일시적인 집중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되는 몰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을 홍보해야 하는 입장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요소다.

 

북미 스포츠 무대에서 이는 특히 효율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WWE. 링 위를 날아다니는 괴인들이 몸을 던져가며 맞부딪히지만 경기결과는 이미 각본에 다 적혀 있는 것. 얼핏 생각해본다면 승패가 주는 긴장감은 현저히 떨어질 것 같지 않은가? 하지만 프로레슬러들은 실전에서 정상에 오른 다니엘 코미어도 현장에서 가슴을 졸이며 환호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이 바로 드라마의 힘이다.

 

그리고 현 UFC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는 업계에서 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는 단순히 경기만 화끈한 선수들이 왜 PPV를 잘 팔지 못하는지 알고 있다. 경기에서 화끈한 선수는 그 경기에서만 일시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 뿐, 장기적으로는 지켜볼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맥그리거는 각본을 짜기 시작했다. 일명 광대역 어그로를 시전하며 페더급의 조커로 등극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체 이 놈은 누구냐’, ‘오랜만에 재밌는 캐릭터가 등장했다등등. 물론, 아직 무명이었던 그에게 쏟아진 시선은 긍정적인 쪽보다는 부정적인 쪽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맥그리거가 노린 것이었다.

 

묻히기 십상인 성실함, 뛰어난 실력, 겸손함과 달리 자극적인 것은 쉽게 수면 위로 떠오르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그뿐만 아니라, 그 자극적인 성향에서 비롯된 혐오감은 실력이 증명되는 순간 매력 요소로 바뀐다. 일종의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이다. 맥그리거는 이렇게 ‘Hating’을 무기로 삼아 자신의 캐릭터를 형성했다.

 

우선 주인공의 성향이 잡히자 이후부터는 일사천리였다. 희생양으로 챔피언 알도를 제물 삼아 스토리라인을 써내려갔다. 제목을 붙여보자면 아일랜드 산 광대의 천하정복기정도가 될까? 그리고 브랜다오, 격파! 포이리에, 격파! 시버, 격파! 멘데스, 격파! 심지어 알도의 부상 이탈로 이야기 진행에 좋은 양념까지 추가되었다! 결국 돌고 돌아 만난 왕을 13초 만에 격파! 이렇게 완벽한 각본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 시기의 페더급은 그 전체가 맥그리거의 자작극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일이 틀어지기 시작한다. 1부의 성공에 도취한 작가가 2부에서 판을 너무 크게 벌린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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