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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멜리야넨코 표도르(38·러시아)가 일본 무대에서 복귀하는 12월 31일. 오늘로부터 정확히 100일이 남았다. 이제 다음 관심사는 그의 상대다. 경기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지금쯤 상대가 결정되는 것이 정상이다. 어쩌면 이미 결정됐고, 주최사가 발표 시기를 조율하는 중일 수도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마땅한 상대가 없다. 미국과 러시아에서 거론되는 선수들은 많지만, 표도르라는 빅네임에 걸맞은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상황에서는 언급되고 있는 선수 중 누가 표도르의 상대로 선정된다 해도 높은 기대치와는 거리가 있다. 혹자는 떨거지들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표도르의 상대로 적합한, 실력과 인지도를 고루 갖춘 선수들은 사실상 전부 UFC라는 울타리 안에 있다. UFC에는 표도르와 이미 대결했던 파브리시오 베우둠, 안토니오 실바, 안드레이 알롭스키, 마크 헌트, 미르코 크로캅 등은 물론 케인 벨라스케즈나 알리스타 오브레임처럼 대결이 기대되는 파이터가 충분히 많다.

표도르의 상대는 주최사가 정식으로 영입을 하거나, 아니면 공조관계가 발표된 벨라토르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현 상황에선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영입 자체도 수월하고 벨라토르엔 그나마 인지도 있는 선수도 일부 있다.

거론되고 있는 선수는 먼저 벨라토르 헤비급에서 활동 중인 칙 콩고, 바비 래쉴리, 킴보 슬라이스, 켄 샴록이 있다. UFC 헤비급의 문지기로 통했던 콩고는 은퇴하는 듯 하더니 벨라토르에 새 둥지를 트고 5승 2패를 기록 중이다. 프로레슬러 출신의 래쉴리는 벨라토르에서 거둔 3연승을 포함해 6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표도르를 상대하기엔 위치상 적절치 않지만 그나마 현실적인 선에서 택할 수 있는 상대다. 51세 파이터 샴록의 경우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는 열정은 높이 사지만 지난 10년간 남긴 전적이 2승 8패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고, 킴보의 전적은 고작 7전(5승 2패)에 불과하다.

벨라토르 라이트헤비급 선수도 물망에 올랐다. 베테랑 티토 오티즈와 킹 모가 그 주인공. 티토는 벨라토르에서 2연승을 거두며 부진을 끝내는 듯 했으나 최근 경기에서 리암 맥기어리에게 무너졌다. 3승 7패가 2008년 이후 전적. 과거 약물복용이 적발된 적이 있는 킹모는 16승 4패 1무효의 준수한 전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킹 모는 표도르와 붙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헤비급 파이터가 아니라는 점에서 명분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 외에 과거 표도르의 대결이 추진되다가 끝내 이뤄지지 않았던 랜디 커투어도 있다. 현재 52세인 커투어는 2011년 4월 료토 마치다에게 패한 뒤 4년 이상 경기를 치르지 않고 있다. 커투어는 최근 벨라토르 팬페스트에 표도르와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에서 거론되는 상대들도 있는데, 이름을 듣고 있자면 표도르가 안타까울 정도다. 과거 삼보대회에서 표도르를 이겼던 블라고이 이바노프,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나이'로 불리는 마리우스 푸지아노스키, 심지어 샤킬 오닐까지 등장했다. 이들 중 이바노프의 경우 12승 1패 1무효로 종합격투기에서 순항 중이나 벨라토르에서 WSOF로 이적한 만큼 애로사항이 있다.

허나 분명한 것은 주최사가 가능한 실력과 인지도를 고루 겸비한 선수를 택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 단체가 폐업한 뒤 실력지상주의가 대세가 되며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벤트성 매치가 설 자리는 없다. 종합격투기에서의 재미는 언제까지나 정해진 룰과 뛰어난 경기력 안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는 팬들은 없다. 표도르라는 거물을 영입하고 인지도에 편중된 상대를 붙일 경우 질타를 받는 것은 주최사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대회는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중계된다.

허나 서론에 언급했듯이, 이들 중 혹은 새로운 누가 표도르의 상대가 되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불변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크로캅, 마크 헌트, 케인 벨라스케즈 등과의 대결을 기대했던 팬들 입장에서 성에 찰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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