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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멜리야넨코 표도르(38·러시아)가 복귀전을 치를 대회가 결정됐다. 예상대로 과거 프라이드를 이끌었던 세력이 준비 중인 신생대회가 그 무대가 됐으며, 오는 12월 31일 열리는 첫 흥행에서 표도르가 핵심 선수로 나선다. 2경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 표도르의 상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정황을 보자면, 표도르가 복귀를 발표했을 때 이미 이 신생단체와의 협상이 어느 정도 추진된 것으로 판단된다. 중간에 UFC가 영입에 가세하면서, 옥타곤에 입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UFC와는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 상황은 다르지만 결렬된 분위기만 보면 과거 UFC와 협상했을 때와 비슷하다.

신생대회는 표도르가 복귀를 발표했을 때부터, 그를 영입할 수 있는 유력한 단체 중 하나로 보였다. 아직 대회를 개최한 적이 없고, 심지어 공식적으로 발표조차 되지 않은 단체가 표도르 영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프라이드의 주최사 DSE의 사카키바라 노부유키 전 대표는 프라이드가 쥬파로 넘어가며, 계약에 의해 업계를 떠났어야 했지만 그 시기가 만료되며 격투이벤트 개최가 가능해졌다. 사카키바라가 올해 봄부터 새 단체의 출범을 준비한다는 소문을 들려왔다.

사카키바라는 이미 지난해 IGF에서 미르코 크로캅, 이시이 사토시, 예멜리야넨코 표도르, 반더레이 실바 등과 함께 자리를 한 바 있다. 그것은 복귀를 준비함에 있어 사전작업을 하기 위함이라는 추측을 살 만하다.

현재 일본은 격투기 붐이 심각할 정도로 빠진 상태다. 프라이드와 FEG 체제의 K-1이 몰락하며 침체기로 접어들었고, 그런 상황이 몇 년간 지속됐다. 이 상황에서 격투이벤트로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카드로 턱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역 일본 선수 중에서도 그런 인물을 찾기 어렵다.

이 상황에서 강한 회오리를 일으킬 만한 선수를 고른다면 과거 프라이드에서 맹활약했던 거물급 파이터가 가장 적합하다. 한동안 격투기를 멀리했던 일본 팬들이라도 그들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60억분의 1'로 통한 표도르 만한 인물이 없다. 표도르는 크로캅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UFC에 계약돼있지 않은 상태라 걸림돌이 없었다. 사카키바라 입장에선 프라이드 운영으로 표도르와의 친분도 있었다. 2015년 마지막 날 열리는 이번 대회의 명칭은 이키자마(IKIZAMA)라는 소문이 있다.

그러나 표도르 한 명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게 사실. 표도르에 버금가는, 메인카드를 채울 인물이 더 필요하다. 이에 주최사는 현재 UFC와 등을 돌린 반더레이 실바의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바 역시 "은퇴전은 일본의 프라이드에서 하겠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적극적이지만, UFC와의 계약 상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 표도르 출전 발표 이후에는 귀가 솔깃해지는 소식이 전해졌다. 북미 격투매체 MMA파이팅의 아리엘 헬와니는 "사카키바라 대표로부터 사쿠라바 카즈시와 크론 그레이시가 출전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표도르는 프라이드의 헤비급 2대 챔피언이었고, 실바는 극강의 미들급 챔피언이었다. 사쿠라바는 실바의 라이벌로, 일본 중량급 파이터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레전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격투계의 몰락으로 공식적인 은퇴전 없이 조용히 활동을 중단한 채 프로레슬링계에서 활동했다. 지난 8월 실바와 사쿠라바가 연말 대결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적이 있다. 크론 그레이시는 프라이드를 주무대로 활약한 힉슨 그레이시의 아들. 흥행을 위해 프라이드에서 뛰었던 파이터를 적극 기용하며, 그때 남긴 스토리를 활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편 크로캅은 프라이드 헤비급 초대 챔피언이자 표도르의 라이벌인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의 은퇴에 대해 "공식적으로 은퇴를 발표했지만 어떤 형태로든 다시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전설적인 선수가 3연패로 현역을 떠나는 것은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다. 일본의 새 단체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다. 내 생각에는 몇 개월 정도 쉬고 돌아올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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