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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코 크로캅(40·크로아티아)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머리를 스치는 장면은 화려한 하이킥 KO승이다. 킥의 스페셜리스트인 크로캅은 프라이드 시절 그림 같은 하이킥 KO승으로 세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반더레이 실바, 예멜리야넨코 알렉산더, 이고르 보브찬친 등이 크로캅의 하이킥에 고꾸라졌다.

'크로캅 하면 하이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하이킥은 크로캅의 대명사가 됐다. 요즘 많이 쓰이는 '헤드킥'이라는 단어가 표준 격투용어가 되는 듯하지만, 적어도 크로캅에게 '헤드킥'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의 별명 역시 '불꽃 하이킥'이다.

그러나 UFC로 오면서 하이킥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꾸준히 시도를 했지만 큰 재미를 볼 수 없었다. 노쇠화와 부상으로 날카롭던 킥의 날은 무뎌졌고 만나는 선수들마다 하이킥을 가장 경계했다. 오히려 하이킥에 KO패를 당하는 충격적인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크로캅은 "사실 지속적으로 무릎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고 치료하느라 하이킥을 사용하기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 하이킥을 볼 수 있겠냐고 묻자 "물론이다. 지금은 몸 상태가 아주 좋고 하이킥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나 하이킥으로 KO승을 거둘 것이라고 큰소리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하이킥의 성공률이 과거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본인이다. "그 공격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을 진 모르겠다. 많이 알려지면서 다들 내 하이킥을 많이 경계하고 잘 방어한다. 그러나 난 하이킥을 구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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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크로캅은 국내에서 'UFC FIGHT NIGHT 79'의 홍보활동 중에 있다. 지난 7일 입국해 8일 기자회견과 팬미팅에 참여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이다. 프로파이터가 되어 처음 방한한 크로캅에게 국내 매체들은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크로캅이 국내 언론의 취재에 응할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표도르와의 2차전에 대한 것이었다. 최근 복귀를 선언한 표도르가 UFC에 올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크로캅의 대답은 조심스럽고 신중했다. "여건이 된다면 대결할 수 있겠지만 체급도 봐야 하고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문을 뗐다.

'만약 2차전을 벌이면 이길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대충 말을 하면 어떻게 헤드라인을 뽑을지 충분히 상상이 된다. 표도르와 한판 붙고 싶다고 하겠지. 일단 말하고 싶은 것은 표도르는 아직 UFC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또 난 UFC 계약에 따라 정해주는 상대와 싸운다. 만약 표도르와의 대결이 잡히면 열심히 준비해서 싸우겠다"고 했다.

오는 11월 28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79'에 출전하는 크로캅의 상대는 앤서니 해밀턴으로 결정됐다. 다소 의외였다. 복귀할 당시 과거 붙었던 상대와의 재대결에 관심을 나타냈고, 크로캅이라는 빅네임에 어울리지 않게 상대의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크로캅에 따르면, 생각한 선수가 있었지만 본인과 경기 스케줄이 맞지 않아 해밀턴과의 대결에 응했다. 크로캅은 "항상 나에게 패배를 안겨준 상대와의 대결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곤자가가 그 첫 번째 상대였다. 굉장히 완벽한 경기였다고 본다. 그리고 도스 산토스와 로이 넬슨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해밀턴과의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전했다.

얼마 전에는 종합격투기의 전설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가 은퇴했는데 그 역시 크로캅의 데스노트에 적힌 인물이었다. 크로캅은 프라이드 시절 노게이라와 맞붙어 유리한 경기를 펼치고 있던 중 노게이라가 강한 그라운드에서 암바로 패한 경험이 있다. 크로캅으로서는 복수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

크로캅은 노게이라의 은퇴에 대해 "그는 매우 훌륭한 챔피언이며 UFC의 전설적인 존재다. 그러나 난 그가 이대로 커리어를 끝낼 것으로 보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은퇴를 발표했지만 어떤 형태로든 다시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전설적인 선수가 3연패로 현역을 떠나는 것은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다. 일본에 새 단체가 생기니 거기로 갈 수 있겠고, 내 생각에는 몇 개월 정도 쉬고 돌아올 것 같다. 물론 언제까지나 사견을 전제로 한 말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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