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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아홉수에 걸렸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한국 나이로 스물아홉을 맞은 국내 최초의 여성 UFC 파이터 함서희(28·팀매드)가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4월 천식으로 인해 'UFN 65' 출전을 취소했던 그녀가 얼마 전 무릎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밖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소속팀인 팀매드 양성훈 감독에 따르면, 함서희는 약 3주 전 훈련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은 결과 전방 십자인대가 손상됐다.

다친 경위가 암울하다. 천식이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볍게 훈련을 시작하려다 화를 당했고, 부상을 입은 날은 하필 체육관에 복귀한 첫 날이었다. 몸상태를 감안해 강도를 낮춰 스파링을 했지만 테이크다운 기술에 다치고 말았다.

이번 부상이 더 안타깝게 다가오는 이유는 오는 11월 UFC 한국 대회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데뷔전에서 아쉽게 패한 함서희로선 국내에서 UFC 첫 승을 올리고 자신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천식을 더 치료해야 했음에도 체육관을 찾은 것 역시 한국대회 출전을 고려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당초 함서희는 수술여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지만 재활로 치료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곧 한국대회에 출전하기로 마음의 결단을 내렸음을 의미한다. 만약 수술을 했다면 공백이 더욱 길어져 무조건 내년 하반기로 복귀를 미뤄야 했을 것이다.

한국대회 출전은 함서희에게 모험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3개월 남짓. 함서희는 2개월간 재활의 시간을 보낸 뒤 1개월 훈련하고 옥타곤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준비기간도 부족하지만, 평소 훈련을 하다가 1개월 준비한 것과 휴식을 취하다가 1개월 훈련한 것의 차이는 크다. 또 부상 재발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일본 격투무대에서 꾸준히 강자로 활동하던 함서희는 2013년부터 마음을 새롭게 다지고 운동에 집중하며 아시아 최강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리고 UFC는 로드FC에서 연승을 이어갔고 쥬얼스 챔피언에 오르는 등 맹활약한 함서희를 초대 스트로급 멤버로 영입했다. 함서희의 체급은 아톰급이지만 더 늦기 전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로급 도전을 택했다.

지난해 12월 데뷔전에서는 비록 패했으나 불리한 체격으로 스트로급의 대표적인 타격가인 조앤 칼더우드와 맞붙어 선전한 바 있다. 한국대회 출전 강행이 무리로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장소적 이점과 이겼을 때의 후폭풍을 고려하면 승부사로서 해볼 만한 도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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