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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헤비급 잠정챔피언 파브리시오 베우둠(37·브라질)은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인 2010년 6월 26일을 여전히 잊을 수 없다. 그날 베우둠은 인류최강이라 불리는 절대적 존재, 예멜리야넨코 표도르에게 항복을 받아내며 10년 무패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표도르의 실질적인 첫 패를 안긴 그 승리는 베우둠 본인 인생 최고의 업적이었다. 특히 주짓떼로인 그가 서브미션으로 '항복'을 받아내 가치가 남달랐다. 선수로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그 커리어는 본인의 파이터 인생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줬다.

베우둠은 2008년 옥타곤에서 퇴출될 때만 해도 다소 암울한 입장이었다. 새롭게 둥지를 튼 스트라이크포스가 2위권 단체였지만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이 UFC보다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옥타곤에서 쫓겨난 신세라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다행인 점은 스트라이크포스가 유달리 헤비급 선수층이 탄탄하다는 것이었다. 헤비급 만큼은 UFC에 견줄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우둠은 데뷔전에서 마이크 카일을 꺾은 뒤 안토니오 실바에게 승리했다. 그리고 그 앞에 나타난 선수가 바로 표도르였다. 일생일대 최고의 기회였다.

당시 표도르는 어플릭션에서 2승을 올리고 스트라이크포스 데뷔전에서 승리한 상태로, 2001년부터 27연승을 달리던 극강의 존재였다. 당연히 모두가 표도르의 승리로 예상했다. 그러나 베우둠은 삼각조르기와 암바를 섞은 기술로 1라운드 1분 9초 만에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2007년 크로캅이 가브리엘 곤자가에게 하이킥으로 KO패했던 것만큼이나 충격적인 결과였다.

그 승부를 기점으로 표도르는 3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베우둠의 주가는 급격히 상승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UFC가 스트라이크포스를 인수한 만큼 베우둠의 퇴출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UFC가 베우둠을 다시 영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과거와 달리 귀한 몸으로 말이다.

스트라이크포스에서부터 시작된 베우둠의 상승세는 UFC에 복귀해서도 계속됐다. 복귀전에서 로이 넬슨을 꺾은 것을 시작으로 마이크 루소, 호드리고 노게이라, 트래비스 브라운을 내리 제압했고 이후 마크 헌트마저 격침시키며 잠정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한때 UFC에서 버림을 받았던 그가 챔피언이 된 것이다. 베우둠이 쓴 '퇴출신화'로 봐도 무방하다.

베우둠은 오는 14일(한국시간) 멕시코에서 열리는 'UFC 188'에 출전해 현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와 통합 타이틀매치를 치른다. 같은 챔피언의 입장으로 싸우는 만큼 과거 표도르와 맞설 때와는 사뭇 다르지만 인생 최고의 기회란 점은 다를 바 없다. 이 세상의 모든 선수들이 갈망하는 제대로 된 자리에 오를 기회다. 부와 명예를 전부 얻을 수 있다.

조금 더 넓게 보면 세계 헤비급 신구 최강자인 표도르와 벨라스케즈를 모두 이길 유일한 사나이가 될 기회이기도 하다. 안토니오 실바가 앞서 그 엄청난 커리어에 먼저 도전했지만 벨라스케즈에게 압살당한 바 있다.

표도르와 케인을 꺾은 유일한 남자, 이것은 UFC 헤비급 챔피언의 타이틀보다 더 강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만약 경기에서 이긴다면 '70억분의 1'로 통하는 UFC 헤비급의 진정한 챔피언에 등극하는 동시에 표도르와 케인을 꺾은 유일한 남자가 될 수 있다. 베우둠은 5년 전 그날의 영광을 재현할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다.

■ UFC 188 - 케인 벨라스케즈 vs. 파브리시오 베우둠
2015년 6월 14일 멕시코 멕시코시티 아레나

-메인카드
[헤비급 타이틀매치] 케인 벨라스케즈 vs. 파브리시오 베우둠
[라이트급매치] 길버트 멜렌데즈 vs. 에디 알바레즈
[미들급매치] 켈빈 가스텔럼 vs. 네이트 마쿼트
[페더급매치] 야이르 로드리게즈 vs. 찰스 로사
[여성부 스트로급매치] 테시카 토레스 vs. 안젤라 힐

-언더카드
[플라이급매치] 헨리 세후도 vs. 치코 카무스
[라이트급매치] 에프레인 에스쿠데로 vs. 드류 도버
[페더급매치] 알렉산드로 페레즈 vs. 패트릭 윌리엄스
[웰터급매치 프란시스코 트레비노 vs. 조니 케이스
[웰터급매치] 어거스토 몬타노 vs. 카델 펜드레드
[페더급매치] 가브리엘 베니테즈 vs. 클레이 콜라드
[웰터급매치] 알버트 투메노프 vs. 앤드류 토드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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