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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파이터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가뜩이나 대전료가 부족해 생활고에 허덕이는 선수들이 적지 않은데, 선수들의 부수입이라 할 수 있는 개인 후원에도 주최사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UFC가 지난해 12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과 체결한 독점 유니폼 계약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의 후원 수익은, 선수가 후원사를 노출하는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받는 개념이었다. 주최사는 선수가 얼마의 수익을 올리든 관여하지 않았다. 자사의 공식 후원사와 겹치는 업체에 한해 조금 까다로운 조건을 건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UFC와 리복의 독점 계약으로 인해 모든 선수는 경기, 계체량, 기자회견 등의 공식 행사에서 리복 의류를 착용해야 한다. 타 브랜드 의류 착용은 물론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브랜드의 노출 역시 금지된다. 선수와 UFC의 계약 자체가 UFC에 유리한 방향으로 되어있어 이를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물론 선수들이 리복을 홍보해주는 만큼 (리복으로부터 총 홍보 금액을 받은)주최사가 그에 따른 후원금을 지급하긴 한다. 그러나 그 금액이 적절한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매 경기마다 차등 지급되는 후원금은 아래와 같으며, 오는 7월부터 적용된다. 일부 유명 선수는 리복과 별도의 후원 계약을 맺기도 했다.

△1~5경기 2천 5백달러 △6~10경기 5천달러 △11~15경기 1만달러 △16~20경기 1만 5천달러 △21경기 이상 2만달러 △타이틀 도전자 3만달러 △챔피언 4만달러

간단히 봐도 후원금이 적은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옥타곤에서 무려 21경기 이상을 싸워야 한국 돈으로 2천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 유명 선수들은 경기마다 10만 달러(약 1억 1천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후원사가 없는 신인 선수나 부진한 가운데 경기를 많이 뛴 선수 등 일부는 만족해할 수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볼 때 불만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후원 제도가 발표됐을 때부터 나오던 선수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는 7일 등급별 후원금 액수가 발표된 뒤 더 거세지고 있다.

맷 트미리온은 "리복과 세기의 계약을 맺을 것을 축하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파이터는 희생되고 있다. 언론이 비판해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고, 여성 파이터인 사라 카프만 역시 "경기를 더 잡아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난 2011년부터 6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전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브랜든 샤웁은 "나는 최근 6경기에서 (평균)10만 달러 이상의 스폰서 수입을 얻고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좋은 소식을 확인했다. 난 쥬파에서 21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로렌조 퍼티타, 데이나 화이트, 리복에게 고맙다"는 스캇 요르겐센, "후원에 불평하지 말자"는 노먼 파케, "리복의 계약을 통해 이 스포츠는 다른 수준이 됐다"며 애매하게 말하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도 눈에 띄었다.

사실 선수들 대부분은 이 제도가 싫지만 울며 겨자먹기 심정으로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단체인 UFC에서 선수들은 확실한 을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팀 케네디가 반기를 빼들었다. 케네디는 SNS를 통해 "계약 후원금으로 내가 2천 5백달러밖에 못 받는 것을 납득할 것이라 생각하나? 난 됐다. 후한 제안 고맙다"라며 비꼬아 말한 뒤 "스캇 코커가 그립다"고 했다. 케네디는 UFC에서 4경기를 치른 만큼 2천 5백달러에 해당하지만, 같은 쥬파 산하에 있었던 스트라이크포스에서의 8전 경력을 인정받아 1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UFC가 세계 최고의 단체인 것은 맞지만 선수의 후원에 제동을 걸고, 스포츠브랜드와 직접 계약해 적은 후원금을 지불한다면 퇴출이 아닌, 자발적으로 옥타곤을 떠나는 선수가 생겨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대전료도 중요하지만 후원금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인 최초의 UFC 파이터 김동현의 경우 이번 제도로 인해 후원금이 이전의 1/3 수준으로 내려갈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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