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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열린 'UFC 185'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체급 내의 독주체제를 구축할 것만 같았던 라이트급 챔피언 앤서니 페티스(28·미국)가 도전자 하파엘 도스 안요스(30·브라질)에게 처참히 무너진 것이다. '2015 최고 이변경기' 후보에 오를 정도의 충격적인 결과였다.

대다수의 전문가와 팬들은 페티스의 압승을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페티스는 안요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안요스는 변칙적인 페티스에게 여유와 거리를 주지 않고, 시종일관 전진 압박하며 묵직한 펀치와 킥을 수차례 적중시키며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설상가상으로 페티스는 경기시작 1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안요스의 왼손 펀치에 오른쪽 눈 부상을 입었다. 예측과 달리, 타격에서부터 안요스는 페티스를 압도했다.

안요스는 원하는 대로 경기가 진행되자, 기습적인 태클을 시도하며 상위포지션까지 점유했다. 페티스는 하위포지션에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며 포지션 전환을 노렸지만 '태어날 때부터 주짓수 블랙벨트를 멨다'는 평을 듣는 안요스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기무라 록까지 시도하며 전 영역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냈다.

그는 백포지션, 사이드 포지션 등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페티스를 당황시켰다. 다시 싸운다 해도, 페티스가 안요스를 이길 것 같지 않은 큰 실력 차였다.

카운터 스트라이커인 페티스를 상대한 안요스의 전략은 전진 압박이었다. 그는 "페티스를 쫓는 전략을 택했다. 묵직한 펀치를 적중시키면서 그가 내 펀치를 두려워하게끔 계속 전진했다"고 밝혔다.

타이틀을 내준 직후 페티스는 "1라운드에 그의 왼손을 허용했다. 처음 걸린 펀치였는데, 그게 오른쪽 눈에 정확이 꽂혀서 경기 내내 한눈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을 변명으로 삼고 싶진 않다. 그는 괴물이었고, 난 체육관으로 돌아가 다시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요스-페티스戰 후 격투팬들은 '페티스가 부상을 안은 채 싸운 것 아니냐?', '안요스가 불법약물을 사용한 것 같다' 등 다양한 예측을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밝힌 내용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UFC 185'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화이트 대표는 "경기 몇 주 전, 안요스가 무릎 내측부인대(MCL) 부상을 입었다"고 공언했다. 최강 스트라이커로 불린 페티스를 전 영역에서 압도한 안요스가 무릎부상을 입은 채 경기에 나섰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안요스는 "카운트다운 촬영 날, 스파링 도중 무릎을 부딪쳤다. 선수생활 중 무릎부상을 입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 무릎이 정말 강하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무릎을 다쳤다. 대회 3주 전부터 레슬링, 그래플링 훈련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안요스는 "눈치 챘는지 모르겠지만, 난 공개훈련에서 킥을 시도하지 않았다. 감량 중이기도 했지만 부상악화를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계획대로 진행됐고)그래서 싸우는 동안 완벽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페티스를 두 번 죽이는(?) 냉혹한 발언이었다.

현재 안요스의 부상정도는 알 수 없다. 그는 "사실 아직 병원에 가지 않았다. 확인을 위해 MRI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심각한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수술까지 진행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정권 교체한 안요스, 新 라이트급 구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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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cm의 안요스는 2004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한 파이터로, 2006년부터 9연승을 기록한 끝에 2008년 11월 옥타곤에 입성했다.

UFC에서 중·하위권 파이터는 제압했지만 제레미 스티븐스, 타이슨 그리핀, 클레이 구이다, 글레이슨 티바우에게 패하며 계속 중위권에 맴돌았다.

하지만 2012년부터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줬다. 마크 보첵, 에반 던험, 도널드 세로니 등을 제압하며 5연승을 질주한 것이다. 무엇보다 타격능력이 급상승했다.

지난해 4월 'UFC on FOX 11'에서 22승 무패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의 레슬링 능력에 밀려 판정패했지만, 이후 제이슨 하이·벤 헨더슨·네이트 디아즈를 꺾고 타이틀 도전권을 획득, 챔피언 페티스까지 무너뜨리며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주짓수 블랙벨트인 안요스의 전적은 24승 7패로, 4번의 KO/TKO, 8번의 서브미션, 12번의 판정승을 기록 중이다.

UFC 입성 후 약 6년 4개월 만에 챔피언에 오른 안요스는 하파엘 코데이로가 이끄는 킹스MMA, 싱가포르에 위치한 이볼브짐 소속이다. 이볼브짐은 아시아체육관 최초로 UFC챔피언을 배출해낸 체육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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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대표는 페티스가 곧바로 타이틀에 도전할 일은 없을 것이며,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도널드 세로니戰 승자가 안요스의 1차 방어전 상대라고 발표했다. 공식랭킹 2위 누르마고메도프와 3위 세로니는 오는 5월 24일 'UFC 187'에서 격돌한다.

당초 누르마고메도프가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것으로 보였으나, 장기 무릎부상으로 안요스에게 도전권이 넘어갔다.

누르마고메도프는 SNS를 통해 "안요스, 챔피언에 오른 것 축하한다. 내가 벨트를 빼앗으려 갈테니, 레슬링 훈련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짧고 굵게 말했다.

한편 상위랭커들의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4위 길버트 멜렌데즈와 10위 에디 알바레즈는 오는 6월 'UFC 188'에서 한판승부를 벌인다.

前 벨라토르 라이트급 챔피언 알바레즈가 멜렌데즈를 제압한다면, 최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멜렌데즈는 알바레즈를 꺾는다고 해도, 곧바로 타이틀 직행버스를 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1승만을 거둔 뒤 다시 타이틀에 도전한다는 것은 명분이 부족하다.

5위 벤 헨더슨과 6위 마이클 존슨의 다음경기는 잡히지 않았지만, 존슨은 헨더슨과 싸우길 희망하고 있다. 둘 간의 대결이 성사되고 존슨이 헨더슨을 무너뜨린다면, 타이틀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헨더슨은 안요스에게 충격적인 KO패를 당한 바 있다.

7위 조쉬 톰슨은 지난해 7월 바비 그린에게 1대 2 판정패 후, 오는 22일 길버트 번즈와 싸울 예정이었으나 부상을 입어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고, 8위 에드손 바르보자는 지난달 마이클 존슨에게 판정일치 판정패했다. 타이틀 라인에서 조금 멀어진 두 선수다.

9위 마일스 주리는 지난 1월 도널드 세로니에게 완패, 그를 향한 팬들의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태다.

UFC 라이트급 공식랭킹 톱15 경기일정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4연승)- 3월 15일 'UFC 185' 페티스戰, 5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승
1위 앤서니 페티스- 3월 15일 'UFC 185' 안요스戰, 5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패
2위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2승 무패)- 5월 24일 'UFC 187' 세로니戰(타이틀 도전자결정전)
3위 도널드 세로니(7연승)- 5월 24일 'UFC 187' 누르마고메도프戰(타이틀 도전자결정전)
4위 길버트 멜렌데즈- 6월 14일 'UFC 188' 알바레즈戰
5위 벤 헨더슨- 2월 15일 'UFN 60' 대치戰, 4라운드 리어네이키드 초크승(웰터급매치)
6위 마이클 존슨(4연승)- 2월 15일 'UFN 60' 바르보자戰, 3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승
7위 조쉬 톰슨- 2014년 7월 27일 'UFC on FOX 12' 그린戰, 3라운드 종료 1대 2 판정패
8위 에드손 바르보자- 2월 15일 'UFN 60' 존슨戰, 3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패
9위 마일스 주리- 1월 4일 'UFC 182' 세로니, 3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패
10위 에디 알바레즈- 6월 14일 'UFC 188' 멜렌데즈戰
11위 바비 그린- 2014년 11월 23일 'UFN 57' 바르보자戰, 3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패
12위 짐 밀러- 4월 19일 'UFC on FOX 15' 폴 펠더(10승 무패/ 세로니 스파링파트너)戰
13위 토니 퍼거슨(5연승)- 3월 1일 'UFC 184' 글레이슨 티바우戰, 1라운드 리어네이키드 초크승
14위 호르헤 마스비달(3연승)- 4월 5일 'UFN 63' 아이아퀸타戰
15위 알 아이아퀸타(3연승)- 4월 5일 'UFN 63' 마스비달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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