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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헨더슨(31·MMA LAB)은 이전부터 공공연하게 웰터급 전향 계획을 거론했다. 2012년 프랭키 에드가와의 1차전을 앞뒀을 때 "향후 체중감량이 어려워지면 웰터급에서 활동할 것"이라며 처음으로 가능성을 언급했고, 실제로 시간이 흐를수록 평소체중이 늘어나 체급 상향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생각을 조금 바꿨다. 자신에겐 라이트급이 맞지만 웰터급에서 흥미로운 대진이 만들어진다면 도전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었다. 타이틀 도전권이 걸린 경기 또는 정상급 파이터와의 대결 등 무게감 있는 경기가 거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헨더슨의 웰터급 데뷔전은 예상치 못한 가운데 갑작스럽게 잡혔다. 1월 19일 도널드 세로니와 붙었던 헨더슨은 부상으로 빠진 바비 그린을 대신해 4월 5일 호르헤 마스비달과 싸워달라는 UFC의 부탁을 흔쾌히 응했다. 빠른 출전은 헨더슨 본인도 원하던 바였다.

헌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헨더슨은 일주일 뒤 새로운 오퍼를 받았다. 오는 15일(한국시간) 열리는 UFN 대회에서 스티브 톰슨을 대신해 싸워달라는 UFC의 요청. 대회까지는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헨더슨은 또 한 번 쿨하게 수락했다. 오히려 경기를 빨리 잡아달라고 부탁하던 입장이었던 만큼 반가운 소식으로 다가왔다. 헨더슨의 웰터급 데뷔는 그렇게 이뤄졌다.

헨더슨의 자신감과 도전정신은 높이 살 만하지만 사실 이번 경기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준비기간이 충분하지 않은 데에다, 상대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 헨더슨이 얼마 전 경기를 치렀기에 운동은 꾸준히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위체급과 상대에 대한 준비는 사실상 할 시간이 없었다.

상대는 브랜든 댓치. UFC에 진출해 이제 두 경기를 치렀지만, 많은 이들이 그를 주목하고 있다. 인지도에 비해 실력이 높은 경우의 선수로, 어느 정도로 강할지 정확한 측정이 되지 않았다.

먼저 화려한 전적이 눈에 띈다. 댓치는 지금까지 1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1패는 데뷔 초기였던 2008년 브랜든 마가나라는 선수에게 아쉽게 당한 스플릿 판정패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온 10연승을 전부 1라운드 승리로 장식했다. 또 패배 3개월 전에 가졌던 데뷔전에서 1라운드 TKO로 승리한 것까지 치면, 현재까지 100%의 1라운드 피니시율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결과가 말해주듯, 브랜든 댓치는 뛰어난 화력을 자랑한다. 188cm의 큰 신장에 비해 움직임이 상당히 경쾌하면서도 흐트러지지 않고 간결하다. 특히 원거리 킥과 근거리 니킥이 매우 위협적이다. 근성이 강하고 터프한 파울로 티아고가 그의 니킥에 쓰러져 그대로 탭을 쳤을 정도다.

헨더슨에겐 챔피언 출신다운 노련미가 요구된다. 상대의 초반 화력을 조심하면서 계속해서 흔들어야 한다. 최근 도널드 세로니와의 대결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하게 둬선 안 된다. 장기인 테이크다운도 좋은 기술이 될 수 있으나 니킥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댓치가 몇 년간 경험하지 못한 2~3라운드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

도널드 세로니와의 3차전에서 승리를 거의 도둑맞은 뒤 "가능한 한 빨리 출전하고 싶다. 상대가 누구든 언제라도 싸울 수 있다"고 큰소리쳤던 헨더슨. 하지만 2연패의 상황에서 급하게 댓치와 맞서는 것이 좋은 방향으로 보이진 않는다. 과감히 선택한 자신감에 대한 증명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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