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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UFC 前 라이트급 챔피언 벤 헨더슨(31, MMA LAB)이 또다시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쳤지만, 이번에는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19일 헨더슨은 미국 보스턴 TD가든에서 열린 'UFN 59' 코메인이벤트에서 두 차례 제압한 적 있는 공식랭킹 3위 도널드 서로니(31, 미국)에게 3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저지 Doug Crosby- 1라운드 10:9 세로니, 2라운드 10:9 세로니, 3라운드 10:9 헨더슨(29:28 세로니)
저지 Sal D'Amato- 1라운드 10:9 세로니, 2라운드 10:9 세로니, 3라운드 10:9 헨더슨(29:28 세로니)
저지 Mike Mena- 1라운드 10:9 헨더슨, 2라운드 10:9 세로니, 3라운드 10:9 세로니(29:28 세로니)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격투매체가 헨더슨의 손을 들어주면서 판정논란이 일고 있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 역시 "심판들과 다르게 채점했다"며 헨더슨의 승으로 봤다. 대다수의 파이터, 격투팬들도 '말도 안 되는 판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대환 해설위원, 성승헌 캐스터 역시 세로니의 손이 올라간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경기를 치른 세로니와 헨더슨 역시 당황한 기색이었다.

UFC는 미국의 주 체육위원회 라이선스를 받은 심판들이 북미 주 체육위원회의 통합규칙을 기준으로 두고 경기를 채점한다. 채점기준은 ①타격과 그래플링에서 효과적이었나, ②경기 주도권을 잡고 있었는가, ③공격적이었으며 방어는 잘 이뤄졌는가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경기는 3라운드내내 스탠딩 타격전으로 진행됐다. 유효타 적중수는 분명 헨더슨이 앞섰다. 총 타격적중횟수 헨더슨 162/93 : 126/58 세로니, 총 중요타 헨더슨 155/86 : 125/57 세로니. 테이크다운 횟수는 세로니는 7번 중 1번이고 헨더슨은 없다.

경기를 분석하는 파이트메트릭(FightMetric)의 통계를 봐도 헨더슨의 타격적중수가 압도적으로 높다. 총 중요타 1라운드 헨더슨 47/27 : 43/19 세로니, 2라운드 헨더슨 62/34 : 38/16 세로니, 3라운드 헨더슨 46/25 : 44/22 세로니. 전 라운드에서 헨더슨의 타격횟수가 86:57로 많다. 총 타격적중횟수 역시 헨더슨이 93:58로 더 많은 타격을 적중시켰다.

눈여겨볼 부분은 다리를 공격한 횟수다. 둘의 복부 공격은 20:20으로 같고, 머리공격은 세로니가 19대 13으로 높다. 하지만 하체공격은 53:18로 헨더슨가 확연히 앞섰다.

심판들은 헨더슨의 하체공격을 큰 포인트로 책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분명 하이킥이나 로킥, 묵직한 미들킥을 꽂아 넣긴 했으나 분명 사이드 킥이나 오블리크 킥 같은 거리조절, 견제용 킥들이 많았다. 충격을 주지 않은 킥으로 심판들은 간주한 듯싶다.

그동안 헨더슨은 유효타를 많이 적중시키는 경기운영으로 덕을 본 대표적인 파이터다. 2012년 2월 프랭키 에드가와의 1차전, 2012년 8월 에드가와의 2차전, 2013년 4월 길버트 멜렌데즈와의 타이틀전, 2014년 1월 조쉬 톰슨戰에서 판정논란이 발생했지만 헨더슨이 전부 승리를 거뒀다.

그는 이번 세로니와의 3차전에서 생애 첫 판정패를 기록했다. '판정승 머신'으로 불렸던 헨더슨은 탐탁지 않은 판정결과로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

화이트 대표는 "승패를 저지들의 손에 넘기지 마라"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물론 KO나 서브미션으로 피니시시키길 바라는 마음이 포함돼있겠지만, 판정에 대한 억울함을 없애기 위한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한다는 의미도 있다.

■ 짤짤이 파이터들의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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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얌체 같은 경기운영을 바탕으로 묵직하진 않지만 견제성 유효타를 지속적으로 적중시키는 플레이를 '짤짤이'라고 하는데, 최근 UFC 판정 추세를 보면 '짤짤이 파이터'들의 설 곳이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 전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명실상부 세계 1위 종합격투기 단체 UFC는 실력 중심이 아닌 흥행 중심으로 변화된 모습이다. 제이크 쉴즈, 오카미 유신, 존 피치 등은 출중한 실력에 비해 화끈하지 못한 경기력으로 재미없는 파이터로 불린다. 이 선수들은 3연패를 기록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가차 없이 퇴출됐다.

UFC는 2경기 연속 패한 선수를 퇴출후보로 올리며, 인지도가 낮거나 팬들을 매료시키지 못하는 선수들은 방출 칼바람을 피하기 어렵다. 前 UFC 미들급 파이터 양동이의 경우 화끈하지 않았던 경기가 많았으며, 판정으로 끝난 경기에서는 전부 패배를 기록해 퇴출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그들의 선수영입과 퇴출정책을 보면 '적자생존', '실력지상주의'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타 단체에서 연승을 거두며 실력을 입증한 선수가 있다면 좋은 조건에 데려오지만,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두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뒤도 안 돌아보고 계약을 해지한다.

UFC가 원하는 건 지루한 판정승보다 화끈한 KO패일 것이다. 이기기 위한 전략보단 적극적인 공격성을 선호하고 있다. 1, 2라운드가 박빙인 상황에서 3라운드에서 소극적인 운영을 한다면, 화이트 대표의 눈은 '이글아이'로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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