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W 조회 수 : 2535

2014.05.25 16:06

UFC173 이벤트는 밴텀급 타이틀 매치가 메인 이벤트로 있었다. 그러나 많은 팬들의 관심은 메인 이벤트보다 코메인 이벤트에 머물렀다. 바로 라이트 헤비급 대진인 폭탄 레슬러 댄 헨더슨과 검은 효도르 다니엘 코미어의 경기다. 향후 라이트 헤비급의 전망을 결정할 이 경기는 '헨더슨의 화려한 부활이냐?', '코미어가 챔피언 존 존스에게 가는 통과점이냐?'를 결정 짓는 중요한 대목이었다.


1 ROUND 


 필자가 이번 경기 예상글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코미어는 헨더슨의 체력을 고갈시키는 전략을 주 무기로 준비했다. 불혹의 나이를 넘겨 지천명의 나이에 가까운 헨더슨은 TRT 사용 대표 파이터로 알려질만큼 체력적인 부분에서 심각한 약점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미어는 필자가 예상한 방법과는 다르게 헨더슨의 체력을 소모시켰다. 케이지 구석에서 펼쳐지는 클린치 상황에서의 체력 소모가 아닌 테이크 다운 후에 강한 압박의 그라운드 상태에서의 체력 소모를 유도했다.


 헨더슨과 코미어는 모두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들이다. 그들은 레슬링 기술을 활용한 테이크 다운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왠만한 상대에게 테이크 다운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헨더슨은 레슬링 후배인 코미어에게 처참한 테이크 다운을 허용한다. 테이크 다운을 허용한 헨더슨은 코미어의 압박으로 인해 1라운드 종료까지 힘없이 하위 포지션에서 머물렀다.


 그 동안 헨더슨의 경기를 지켜보면 헨더슨은 1라운드에서 최고의 화력을 보여주었다. 1라운드에서 집중 화력을 선보인 후 후반 라운드에서는 고갈된 체력으로 몇차례 위기를 헨더슨이었다. 그런데 이번 경기에서 헨더슨은 코미어에게 1라운드 집중 화력을 쏟아낼 수 있는 타이밍을 빼앗겼다. 더군다나 상대방에게 폭격을 가하기 위해 필요한 체력을 하위 포지션에서의 방어에 대부분 사용했다.  


 결국 1라운드에서 코미어에게 대부분의 체력을 빼앗긴 헨더슨은 승기를 대부분 잃어버렸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만약 헨더슨이 하위 포지션에서 코미어의 압박에 대한 방어를 유념치 않았다면 1라운드에서 경기가 종료될 수도 있었다. 한마디로 헨더슨에게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으며 코미어에게 테이크 다운을 허용한 순간부터 헨더슨은 체력이라는 존재와의 싸움을 시작했다.


 2 ROUND


 2라운드 상황도 1라운드와 다를 바 없었다. 변화한 부분을 찾자면 1라운드에 비해서 활발하지 못한 헨더슨의 하위 포지션에서의 방어였다. 1라운드에서 많은 체력을 빼앗긴 헨더슨은 2라운드 초반 스텐딩에서 활발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또다시 코미어의 테이크 다운을 무력하게 허용했고, 하위 포지션에서는 1라운드 이상의 압박과 파운딩 세례를 받았다.


 2라운드 종료 후에는 코미어의 파운딩으로 인해 안면에 출혈이 일어난 헨더슨의 흔치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쇼군과의 1차전같은 혈투를 제외하고는 헨더슨이 하위 포지션에서 상대방의 파운딩을 허용하는 상황은 쉽게 연출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승기가 빠르게 코미어를 향해서 기울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지는 라운드였다. 


 3 ROUND


 3라운드는 처참한 헨더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기의 흐름은 다르지만 쇼군과 구스타프손의 경기에서 보여졌던 과거 영웅의 처참한 몰락이었다. 갑작스럽게 거리를 좁히며 오른손 펀치를 던져본 헨더슨을 상대로 코미어는 도리어 원투 펀치 콤비네이션을 헨더슨에게 돌려주었다. 그 후 싱글렉 테클을 시도한 코미어는 헨더슨의 몸통을 함께 잡으며 UFC에서 보기 힘든 바디 슬램 동작을 보여주었다. 사실 바디 슬램 동작은 머리가 부딪치지 않는한 매트가 있는 링이나 케이지에서는 상대방에게 큰 충격을 주기 힘들다.

 

 하지만 바디 슬램 동작은 성공하기 힘든만큼 쉽게 방어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비록 실질적인 큰 충격을 전하지 못한다 해도 그런 기술을 허용한다면 파이터로서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일이다. 더군다나 엘리트 레슬러 출신인 헨더슨에게 이런 바디 슬램 동작의 허용은 그 동안의 커리어를 모독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헨더슨의 굴욕은 바디 슬램 동작에서 끝나지 않았다.


 바디 슬램을 허용한 헨더슨은 빠르게 스테딩 상황을 전환했다. 그러자 헨더슨의 백포지션을 점유하기 위해서 코미어는 헨더슨에게 달려들었고, 백포지션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헨더슨은 곧 바로 뒤 돌았다. 그 순간 무게 중심이 오른 다리에 전해져 있던 헨더슨을 코미어는 레그킥과 비슷한 덧걸이 동작으로 헨더슨을 테이크 다운 시켜다.


 회전 상태에서 무게 중심을 이용한 테이크 다운인 만큼 헨더슨이 넘어지는 꼴은 처참했다. 국내 UFC 해설인 김대환 해설위원은 헨더슨의 자존심이 많이 무너졌을 것이라며 헨더슨의 처참한 모습을 안타까워 했다. 코미어가 현재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에게 대항할 능력을 지닌 가장 유력한 컨텐더임에는 틀림없지만 프라이드 시절부터 헨더슨을 지켜봐온 오랜 팬들이라면 이런식으로 헨더슨이 몰락하는 모습을 화끈하게 지켜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결국 모든 체력이 방전될 정도로 혹사당한 헨더슨은 백 마운트 포지션을 코미어에게 허용하면서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인한 서브미션 패배를 당했다. 서브미션을 쉽게 허용하지 않기로 유명한 헨더슨이 기본 서브미션 동작인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허용하면서 패배한 것이다. 


 이로서 코미어의 타이틀 도전권은 더욱더 확고해졌다. 하지만 다시 부활을 선언했던 헨더슨이 처참한 패배를 맞보면서 오랜 종합격투기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있다. TRT 사용으로 인해서 많은 팬들의 은퇴 권고와 마찬가지로 이제는 현역 파이터의 삶을 마감해야할 순간이 다가온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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