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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on Fox 10의 메인 이벤트였던 헨더슨-톰슨전은 세간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전개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핸더슨은 레슬링과 그라운드 & 파운드로, 톰슨은 타격으로 나올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1라운드 부터 핸더슨이 어그레시브하게 타격을 냈고 톰슨은 핸더슨의 타격을 받아 테이크다운과 그라운드 플레이를 시도했다. 쇼군과 호제리우 노게이라의 대결을 떠올리게 만드는 기가막힌 상황이었고 필자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의 예상이 용도폐기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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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더슨의 포인트 획득은 주로 달려들면서 구사했던 라이트 바디펀치와 중단 니킥, 그리고 거리를 두고 던진 레프트 미들킥이었다. 전 라운드에 걸쳐 상기의 그림이 여러차례 반복되었다. 스탠딩 상황에서의 타격전은 핸더슨의 우세였음이 확실하다. 하지만 톰슨의 그래플링도 핸더슨에게 여러차례 심각한 위기상황을 선물했다. 가장 대표적이장면이 전라운드에 걸쳐 자주 나타났던 톰슨의 백포지션 점유였다.


상대가 등에 올라타고 게다가 바디 트라이앵글까지 잠궜다는것은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는 의미이다. 그래플링에서 뒤를 잡혔다는건 포지셔닝 게임에서 최대의 실점상황이다. 톰슨은 핸더슨의 백포지션을 여러차례 가져갔고 이것이 톰슨의 가장 주요한 득점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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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결과는 2:1로 핸더슨의 승리였다. 이것은 상당한 논란을 남길 판정이다. 국내 해설진조차도 핸더슨의 패배를 예상하고 있었고 필자역시 마찬가지였다. 해외의 매체들도 톰슨의 승리였다고 보는쪽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 판정의 해석은 결국 스탠딩에서의 유효타, 적극성과 그라운드의 테이크다운, 백포지션 점유중 어느쪽을 높게보느냐의 문제다.


핸더슨의 스탠딩 우세는 유효타의 적중수가 많았다는 부분이지 데미지 전달의 기준으로 보면 그리 대단한 상황은 아니었다. 톰슨이 충격을 입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결정적이지는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톰슨의 백포지션 역시 마찬가지, 톰슨이 여러차례 백포지션을 잡았지만 핸더슨은 톰슨의 초크시도를 무리없이 방어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톰슨을 떼어내는 장면이 반복되었다. 두선수 모두 어떤 확실한 것을 만들어내지는 못한 가운데 상황점수의 평가기준을 어떻게 잡느냐가 판정의 포인트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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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의 다리상태를 바디 트라이앵글이라고 한다. 이 자세로 시간을 오래 보냈다는건 포인트에서 크게 밀렸다는 의미와 같았는데, 이번 경기의 판정결과를 보면 톰슨의 백점유에 굉장히 짠 점수를 주었다.


지금까지의 MMA 채점 조류라면 백포지션의 점유는 웬만한 클린히트 몇개만큼의 벨류를 인정받아왔다. 백포지션은 그만큼 위험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며 동시에 백포지션의 허용을 경기운영상의 큰 실패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타격으로 어떤 실효적 데미지를 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라면 백포지션의 가치가 유효타의 가치보다는 높은것이 지금까지의 채점 기조였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유효타격이 백포지션의 점유보다 더 높은 채점을 받았던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UFC 채점방식의 변화를 의미하는 징조일까. 최근의 경향을 보면 테이크다운-그라운드 플레이에 점수가 짜게 들어간다는 인상을 어느정도 받을수 있기도 하다. 


또한 이것은 그냥 UFC(MMA)판정의 기준자체가 제멋대로인 증거라고 볼 수도 있다. 미국 각주의 체육위원회 부심들은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판정문제를 만들어 왔다. 도대체 그들의 판정기준이 무엇인지가 헛갈리는 경우가 계속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판정에 대한 일관성이 아직은 정립되지 못한상태에서 어떤날은 그라운드 플레이에 점수를 후하게주고 다른날은 스탠드업 타격전을 높이 평가하는 판정이 이루어진다면 팬들은 경기를 보면서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혼란을 막기위해 고용한 부심단이 오히려 더욱 큰 혼란을 초래한다면 그것은 이 스포츠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업계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부심단의 평가기준이 갈팡질팡하는것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 각 주의 체육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심단을 MMA 전문가 집단으로 교체해야 한다라는 주장이 업계 안밖에서 강하게 일어나고 있는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복싱전문가가 MMA 채점을 하고있는 현 주 체육회 부심단의 상황은 양복을 입은 신사의 발에 짚신이 신겨있는 것과 같다.


현 MMA 계를 대표하는 지도자중 한명인 그랙 잭슨은 경기를 대비함에 있어서 부심단 개개인의 채점 성향까지도 파악하고 고려한다고 말했다. 잭슨이 그렇게 까지 해야하는 하는 상황을 참고한다면 현 UFC, 나아가 MMA계 전체의 판정기준은 다소 무질서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아래는 경기후 기자회견에서 나온 톰슨의 인터뷰 내용중 일부.

질문: 올 아메리칸 뉴스페이퍼의 닉 커닝햄입니다, 조쉬, 경기의 결과와 이런저런 부분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톰슨: 다들 잘 아시다시피 제 의견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 졌어요, 그게 제 의견이구요, 링사이드의 세사람을 제외한 그 어떤 사람의 의견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게 다예요.


질문: 손은 언제 다쳤죠? 1라운드엿나요 아니면 2라운드? (톰슨은 기자회견장에 팔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나옴)


톰슨: 1라운드였습니다, 체육위원회측에 문의해보시면 알겁니다. 1회에 손이 부러졌고 그쪽에서 경기를 스톱시키길 원하냐고 물었지만 전 '아니 뭔 소리여 꺼져주세요'라고 대답했어요. (웃음) 1라운드가 끝나고 돌아올때 부러진걸 알았지만 밥(AKA의 트레이너 '크레이지' 밥 쿡)이 다시 나가서 싸우라고 했죠.


질문: 그런 상태로 이후의 경기에서 어떻게 싸울 수 있었죠? 하실 말씀이 많을것 같은데요?


톰슨: 파이터들이란 원래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플레이를 즐깁니다. 쥐가내린다고 그라운드에서 싸우기를 주저하거나 그러지 않죠. (주변의 파이터들에게) 안그래 얘들아? (주변의 파이터들 동의) 보셨죠? 그냥 계속 싸우는거예요, 우리는 그러려고 이곳에 왔고 그러라고 페이를 받는거니까요. 그게 다죠, 이건 저희(파이터들) 모두 그렇다고 생각해서 하는 얘긴데, 손이, 엄지가 부러졌다고 해도 저희는 끝까지 싸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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