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딘은 생각보다 강했다. 하지만 임현규는 더 강해질 것이다.

- UFN34(메인이벤트 '임현규 VS 타렉 사피딘')가 끝난 지 벌써 열흘이 지났습니다. 2014년 첫 주말 밤 열린 그 날의 마지막 대결은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끝났고 처음 메인이벤트 주인공이 된 임현규 선수는 아쉽게도 타렉 사피딘에게 심판전원일치 판정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늦은 시각까지 임현규 선수의 투혼을 함께 지켜본 팬들의 반응은 대단했습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알린 포털 기사에는 엄청난 숫자의 댓글들이 달렸고 임현규 선수는 '가장 유명한 패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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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댓글 중에는 '실력뿐만 아니라 작전에서도 진 경기'라며 코리안탑팀 측의 작전부재를 지적하는 내용도 적지 않았습니다. 스포츠 전문채널 몬스터짐이 이러한 의문과 이번 경기 전반에 대한 리뷰 그리고 임현규 선수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코리안 탑팀을 이끌고 있는 전찬열 대표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전찬열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인터뷰는 지난 10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코리안탑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MONSTERZYM(이하 MZ) : 싱가포르에 직접 가셨다가 오셨는데 여독은 다 풀리신 건가요?
전찬열 대표(이하 전) : 예 돌아온 지 몇일 지나니 괜찮아지네요. 다시 평상시처럼 열심히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습니다.

MZ : 탑팀에서 출전한 두 선수(라이트급 방태현, 웰터급 임현규) 모두 판정 끝에 패배해서 아무래도 많이 아쉬우시겠어요.
전 : 하나도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언제든 질수도 또 이길 수도 있는 게 파이터로서의 삶이고 인생 입니다. 패배를 통해 보완할 점 보완해서 다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으로 더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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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탑팀의 훈련분위기가 전에 방문했던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것 같았다. 전찬열, 하동진 대표는 계속해서 선수들에게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주문했고 선수들은 5분동안의 그라운드 스파링을 5번 반복하고 나서야 가뿐 숨을 몰아쉴 수 있었다.)

MZ : 우선 임현규 선수 경기에 대한 총평부터 좀 여쭤볼게요. 일단 전체적으로 어떤 경기였다고 생각하시나요?
전 : 사실 우리도 준비를 많이 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을 했지만 . 정말 사피딘이 실력 면에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경기 도중 사피딘의 계속된 스위치 자세와 포커 페이스 때문에 사피딘의 자세 적응과 데미지의 상태를 파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물론 그것에 대하여도 준비는 많이 했지만 역부족이였습니다. (실제 사피딘은 기자회견장에 부상을 이유로 나오지 못했다)

MZ : 이제 경기내용에 대해서 질문을 좀 드리겠습니다. 우선 1라운드 이야기인데 1라운드에서 임현규 선수가 좀 더 페이스를 올렸으면 지난 마르셀로 구에마레스 戰이나 파스칼 크라우스 戰처럼 초반에 승부를 볼 수도 있었지 않았느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 : 그런 생각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일단 저희들은 5라운드까지 머리속에 넣고 1라운드를 시작했습니다.  현규 역시 상담해 본 결과 5라운드는 처음이라 체력면에서 부담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초반부터 그라운드 상황에 가서라도 무리하지 않고 경기를 풀어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피딘 역시 체력과 가드 그리고 레슬링 디펜스 능력(인터뷰 뒤에 전찬열 대표는 이 대목에 대해 ‘사피딘의 레슬링 디펜스 능력을 판단했을 때 어설픈 태클을 들어가면 스윗치 및 반격을 당하기 때문에 후반전에 기습으로 들어가는 작전을 세웠다. 아마 3라운드 끝나고 임현규 선수에게 아웃사이드 태클을 들어가라고 주문을 하였을 것이다’ 라며 추가설명을 했다.)  동체 시력이 좋은 타격가 사피딘의 백스텝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좋고 거기에서 이어지는 카운터 능력도 좋기 때문에 초반에 감정에 앞서 어설프게 오버 페이스의 공격에 들어간다면 아마 사피딘의 카운터 및 후반에 현규의 체력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지난 번 프리뷰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사피딘은 구에마레스나 크라우스와는 다른 차원의 디팬스 능력을 보유한 파이터기에 초반 오버페이스가 더욱 더 좋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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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 2라운드 중반 들어 임현규 선수의 흐름에서 사피딘의 흐름으로 급격히 넘어갔는데 그 원인은 뭐라고 보시나요?

전 : 일단 사피딘의 격투지능과 다양하고 안정된 콤비네이션 좋았습니다. 1라운드는 임현규 선수에게 유리한 거리가 유지되었고 임현규 선수의 잽 - 원 투 - 따라들어가는 니킥 및 킥캐치 등 강하게 압박하는 전술이 먹히는 모양새였습니다. 하지만 사피딘은 1라운드 5분동안 그냥 수세에 몰려 있던 것이 아니라 상대의 타격 타이밍과 스텝 그리고 거리 조절까지 다 읽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2라운드 중반부터 그 분석을 근거로 주도권을 가져갔다고 생각합니다. 

MZ : 좀 아픈 질문이긴 하지만 드릴 수밖에 없네요. 가장 큰 패인은 무게가 실린 로킥을 너무 많이 허용한 것인데 그에 대한 대비가 과연 있었는가 하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 : 저희도 그런 부분에 대해 경기 전에 대비를 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임현규 선수가 가볍게 잽 던질 때 사피딘이 가드올리고 던지는 타이밍의 로우킥과 사피딘이 숙였다가 원 던질때 임현규 선수가 반응에 걸려서 백스텝 할 타이밍에 로우킥에 들어올 것을 알고 그것에 대한 카운터로 디펜스 하고 투 훅 로우킥으로 다시 돌려주거나 킥 캐치 연습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피딘의 실전적 타이밍을 대응할 만큼의 대비와 준비 기간이 부족 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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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 3라운드 마치고인가요. 임현규 선수 다리가 이미 로킥 데미지를 상당히 받은 상태로 정상적인 스텝조차 어려운 상태였는데 '플라잉 니킥'을 주문하셨는데 그것이 잘못된 판단이 아니었는가 하는 팬들의 의견도 있는데요.
전 : 예. 저도 그런 의견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요. 그 사정은 이렇습니다. 사실 사피딘은 가드가 너무 좋고 상대와 타격전을 펼치고 위험하다 싶으면 하이 가드를 하고 빽스텝을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때를 놓치지 말고 따라 들어가면서 플라잉 니킥을 걸어 깬 다음 가드를 뚫고 카운터를 치는 연습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아마 당시엔 그런 것을 준비했으니 로우킥에 대한 회복이 되면 혹은 그라운드 상황이 되었다가 회복 되어 상황을 보고 '투 어퍼 투 치고 들어가면 사피딘이 백스 텝을 밟을 것이고 따라 들어가면서 플라잉 니킥이 적중하면 빈틈이 생길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임현규 선수의 장기인 콤비네이션 펀치로 승부수를 걸려고 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면서 전 대표는 펜과 종이를 꺼내 실제 준비한 작전 내용을 적어가면서 되도록 자세히 설명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펜을 든 그의 표정에는 아쉬움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MZ : 저희도 실시간으로 중계를 보면서 사피딘의 킥이 속도로 빠르고 상당히 정확하다고 느꼈는데 팁팀에서도 이미 그 정도 스피드와 정확도를 예상하셨나요?
전 : 예 스트라이크포스 때 영상을 돌려 보면서 사피딘의 로킥의 힘과 스피드에 대해서는 대단하다고 이미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겪으니 예상보다 더 빠르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스윗치로 교란을 하니 더 힘들며 상황에 맞는 콤보와 우리가 들어갈 타이밍을 읽고 정확하게 목표지점에 타격하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MZ : 그리고 또 사피딘의 스위치 스텝에도 임현규 선수가 많이 고생한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제 기억에 이렇게 스위치 스텝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상대를 괴롭히는 유형의 선수는 손에 꼽을 것 같습니다.
전 : 예 맞습니다. 사피딘의 스위치 스텝때문에 골머리가 참 많이 아팠습니다. 임현규 선수가 사우스 포에 적응하할 만 하면 오소독스로 바꾸고 또 오소독스에 적응할 만 하면 사우스 포로 바꾸고....그 스위치 타이밍에 로킥이 들어오고.... 잽으로 견재하면 오소독스로 자세를 바꾸어 같은 거리에서 잽 앞손 훅으로 카운터를 쳐주고 말입니다. 여튼 사피딘의 스위치가 무서운 게 사우스 포, 오소독스 모두 균형이 잘 맞춰져 어느 자세로도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그리고 백 스텝도 너무 좋아서 백 스텝할 때 연속 공격 타이밍을 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MZ : 이번 경기를 치르시면서 임현규 선수가 앞으로 가장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염두하고 계신 것은요?
전 : 원래 임현규 선수가 척 리델처럼 큰 원을 그리며 상대에게 펀치를 꽂는 스타일을 즐겨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결한 사피딘처럼 디펜스가 좋고 타이밍 포착을 잘 하는 파이터를 만나면 고전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처럼 피지컬을 이용한 원거리 타격을 유지하되 좀 더 다양한 킥을 섞어주는 콤비네이션을 보안하고 순간적으로 거리를 잡고 짧게 끊어치고 빠지는 콤비네이션도 연습하려고 합니다.  물론 로킥 대비에도 신경을 써야겠죠. 또한 다음번부터는 가지고만 있던 공격형 레슬링과 그라운드 플레이 역시 좀 더 적극적으로 많이 활용활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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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 마지막으로 이번 경기에 관심을 가져주신 팬들에게 한 말씀 남겨주신다면요.
전 : 올 해 첫 주말 밤이고 그 날 김연아 선수 경기가 있던 날이기도 해서 정말 이렇게 많은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 했습니다.저희 코리안 탑팀 소속 임현규 방태현 선수 그리고 팀매드 강경호 선수의 경기에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큰 관심을 가져주신 팬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를 비판하는 내용이든 칭찬하는 내용이든 모두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 많큼 관심과 진심어린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기에 이런 저런 의견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일리 있는 의견은 언제든 받아들여서 더욱 더 강력한 코리안 탑팀으로 만들어나가겠습니다. 격투기 팬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기사작성 : 서정필
사진촬영 : 하윤경
MONSTERZYM 제공
http://news.monsterzy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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