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이 경우 결과론은 무의미하다. 조건이 바뀔 경우 상대로 마찬가지로 바뀐 상황에 맞추어 대응책을 내놓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에 대한 부정의 목적이 아니라 패배원인에 대한 분석의 의미라면 한번쯤 '이랬다면 어땠을까?' 하고 가정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3라운드 경기였다면?

오늘의 가정은 '만약 임현규(28, 코리안탑팀/성안세이브)와 타렉 사피딘(27, 벨기에)의 대결이 메인이벤트가 아니라 3라운드 경기였다면 어땠을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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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결에서 사피딘의 플레이 스타일은 1라운드 ,2,3,4 라운드 그리고 5라운드에서 각각 달랐다.

5라운드 경기라는 점을 십분 이용한 사피딘

1라운드는 압도적인 피지컬 특히 리치를 바탕으로 자신이 공격할 수 있는거리를 주지 않고 몰아붙인 임현규에게 확실히 밀렸다. 라운드 중반 임현규의 펀치에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임현규의 정타가 몇 개만 더 들어갔어도 사피딘은 위험할 뻔했다.

하지만 사피딘은 라운드 후반 포인트를 위한 공격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라운드를 넘겨주는 대신 임현규의 타격 타이밍과 거리조절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라운드부터 사피딘은 달라졌다. 초반엔 1라운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이었지만 중반을 넘어서며 임현규의 펀치가 허공을 가르는 장면이 잦아지는 대신 사피딘의 카운터 펀치와 레그킥이 임현규에게 서서히 데미지를 주기 시작했다.

임현규의 자신감을 역이용하는 모습이었다. 1라운드보다 두 파이터 간 거리는 확실히 좁혀들었다. 둘 간의 거리가 좁아지면 케인 벨라스케즈와 주니어 도시 산토스의 2,3 차전처럼 리치가 짧은 선수가 도리어 유리할 수 있다.

그렇게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한 사피딘은 3라운드부터 완전히 흐름을 가져왔다. 임현규 공격의 출발점인 성큼성큼 하는 스텝이 잇달아 적중한 레그킥에 무력화되었으며그 빈 틈으로 사피딘의 타격과 테이크 다운이 적중했다.

이러한 흐름은 4라운드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5라운드에서는 임현규의 선제 공격에 대응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 순간 임현규의 투혼이 빛났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임현규에게도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

사피딘의 경기운영은 만약 3라운드 경기였다면 할 수 없는 것이다. 1라운드를 버리고 대신 상대의 타이밍을 분석하는 데 치중한 것도 5라운드 들어서서 5분동안을 을 공격보다는 방어에 신경썼던 것도 3라운드가 아닌 5라운드 경기였기에 가능했다.

만약이기는 하지만 3라운드 경기에서 1라운드 초중반에 그렇게 임현규에게 밀렸다면 사피딘은 1라운드 후반부터 무리한 공격을 했을 것이고 2라운드 중반까지 상대의 움직임을 읽는 여유도 갖지 힘들었을 것이다. 판정으로 갈 경우 두 라운드를 내주면 패배하기 때문이다.

역시 사피딘은 스트라이크포스 챔피언을 지낸 파이터답게 상당히 영리하게 5라운드를 운용했고 승리를 가져갔다. 또 임현규에게도 비로 패배하기는 했지만 쉽게 갖기 힘든 5라운드 메인이벤트 출전기회였고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기사작성 : 서정필
사진출처 : 경기 영상 캡처
MONSTERZYM 제공
http://news.monsterzy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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