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6이닝 9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승을 챙겼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구속 94마일의 빠른 공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메츠 타선을 요리해나갔다.
어깨 근육 염증 부상에서 24일 만에 마운드로 돌아온 류현진을 상대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얻어낸 뉴욕 메츠 선수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류현진이 첫 5이닝 동안 맞은 5개의 안타가 점수로 이어지지 못했다”면서 “더욱이 메츠 선수들은 만루 상항에서 유독 약한 면모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정작 뉴욕 메츠 선수들은 류현진과의 맞대결과 관련해 어떤 소감을 나타냈을까. 경기 후 메츠 클럽하우스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안타를 친 선수들 위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1회말 뉴욕 메츠의 첫 안타를 기록한 다니엘 머피. 그는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정말 치기 어려운 공만 던지는 선수였다. 류현진이 나오는 날에는 다저스가 이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말로 류현진을 추켜세웠다. 그리고 자신이 안타를 친 공의 구질에 대해선 “커브볼”이라고 밝혔다.
6회 류현진을 상대로 2점짜리 홈런을 뽑아낸 에릭 켐벨. 이날 홈런은 에릭 켐벨의 메이저리그 첫 홈런이었다.
“제구가 높게 된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치는 순간 홈런인 줄 직감했다. 메이저리그 1호 홈런이라고 해서 팀에서도 배려해줘, 그 홈런 공을 팬으로부터 건네받았다. 정말 의미있는 공이 될 것 같다. 감사한 일이다.”
켐벨은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이 나온 데 대해 자신이 잘 쳤기 보다는 류현진이 실투를 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류현진은 그 전까지만 해도 공의 구질과 구속을 잘 섞어가며 빼어난 마운드 운영을 해가고 있었다. 오늘 딱 한 개의 실투를 한 것 같은데, 그 기회가 나한테 찾아왔을 뿐이다. 물론 그 기회가 다른 선수가 아닌 나한테 찾아와서 감사하다(웃음).”
마이너리그 7년차인 에릭 켐벨은 올시즌 처음으로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로, 이번 경기가 일곱 번째 맞는 빅리그 경기였다. 따라서 류현진을 상대해 본 것은 이 날이 처음. 켐벨은 “다른 것은 몰라도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라는 건 알고 들어갔다”면서 “만약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높지 않고 낮게 들어왔더라면 결코 그 공을 치지도, 또 그걸 홈런으로 연결시키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을 상대로 안타 2개를 뽑아낸 윌머 플로레스. 류현진의 공에 대해선 “커브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낮은 제구로 경기 운영을 잘했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자신이 친 안타에 대해선 “첫 번째 안타는 커브볼이었고, 두 번째는 패스트볼을 받아쳤는데, 내가 그 선수로부터 안타 2개를 뽑아낸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며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 메츠의 포수인 앤소니 레커도 한 마디 거들었다.
“류현진의 경기 운영이 돋보인 게임이었다. 중요한 순간에는 제구력으로 우리 타선을 무기력화시켰다. 포수를 믿고 리드대로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쳤던 메츠의 선발투수 제이콥 디그롬. 비록 패전을 안았지만, 그는 류현진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다.
“첫 번째 타석에선 류현진의 현란한 커브볼에 삼진을 당했지만, 패스트볼은 잘 보였다. 두 번 째 타석에선 커브볼을 예상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직구가 들어와서 반사신경의 도움을 받아 필드 중앙으로 받아쳤다. 비록 지긴 했지만, 멋진 대결을 펼쳤다고 생각한다.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흥분된다.”
제이콥 디그롬은 마이너리그 통산 58차례 선발등판에서 21승11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5월 16일 뉴욕 양키스전을 통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당시 7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를 펼쳤지만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