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는 ‘일석이조’란 표현도 모자라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은 돌 하나로 많은 새를 떨어뜨렸다. 한 경기서 ‘종합선물세트’ 같은 성과를 냈다.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원정 샌프란시스코전. 류현진은 상대가 샌프란시스코라는 데 우선 집중해야했다.

샌프란시스코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두 주먹 불끈 쥐게하는 상대였다. 류현진은 지난 5일 홈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이닝 동안 8안타 8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지난해 입문한 메이저리그에서뿐 아니라 국내프로야구 한화 시절을 포함해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류현진은 그래서인지 공 하나 하나에 더욱 집중했다. 그리고 7이닝 동안 4안타에 볼넷 1개만을 내주고 삼진 3개를 엮어내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5번째 등판만에 3승(1패)째를 거뒀다.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 왼손 선발 매디슨 범거나를 맞아 2회 팀 페더로위츠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린 데 이어 5회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우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류현진의 호투에 2-1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유연하게 다뤘다. 경기 초반에는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앞세워 변화구 위주로 풀어간 뒤 중반으로 넘어가자 직구를 앞세우는 패턴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상대 간판타자 파블로 산도발을 맞아서도 1회에는 변화구를 연속 3개 던져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3회에는 직구를 연속 3개를 던져 3루 땅볼로 잡아내는 등 레퍼터리 변화로 타선을 흔들었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을 마치며 훈장 같은 기록을 주렁주렁 달았다. 

시즌 방어율을 2.57에서 1.93으로 떨어뜨렸다.내셔널리그 전체 12위로 다저스 가운데는 으뜸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구나 원투펀치로 분류되는 잭 그레인키가 3승에 방어율 2.76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류현진의 기록은 더욱 돋보인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도 1.00까지 낮췄다. 이 또한 내셔널리그 12위에 해당한다. 1.00 안으로 진입하게 되면 특급 선발로 인증되는 것과 다름 없다.

징크스는 아예 자랑거리로 바꿔놨다. 류현진은 지난해만 해도 투수 친화 구장으로 통하는 다저스타디움의 홈경기보다 원정경기 방어율이 나빴다. 지난해에는 홈에서 7승4패 방어율 2.32를 기록했지만 원정에서는 똑같이 7승4패를 거두면서도 방어율이 3.69로 나빴다.

올해는 원정이 안방 같다. 류현진은 개막 이후 원정 2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3월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애리조나전을 5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것을 시작으로 집 밖에 나가면 실점 없이 귀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25일 AT&T 파크에서 진행된 샌프란시스코전 말미의 2이닝 무실점 기록을 더하면 원정 28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지켜가고 있다. 게다가 다저스 구단 역사에서 선발투수가 원정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한 것은 1988년 9월 오렐 허샤이저 이후 처음이다. 류현진 또한 다저스 역사가 됐다. 

낮 경기에서 잘 던진 것도 반갑다. 류현진은 지난해 낮 경기에서는 3승3패 방어율 4.02로 부진한 편이었다. 

2-0이던 8회말 시작과 함께 셋업맨 브라이언 윌슨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투구수 112개를 기록하며 스태미너를 입증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올해 호주 원정에 이은 발톱 부상과 등판 일정 조정 등으로 세자릿 수 투구수를 기록한 적이 없다. 이번 등판에서는 100개를 넘기면서도 벤치에 믿음을 주고 마운드에 또 올랐다. 마지막 이닝이 된 7회에도 이날 경기 최고구속인 93마일(150㎞)짜리 직구를 2차례나 던졌다. 류현진은 지난해에는 최다 투구수로 114개를 기록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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