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설욕전에 나선다. 다음 등판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이다.
LA 다저스는 16일부터 샌프란시스코와 원정 3연전을 갖는다. 돈 매팅리 감독은 원정 3연전 선발투수로 조시 베켓, 폴 마홈, 류현진이 차례로 나선다고 14일 발표했다.
지난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1패)째를 거둔 류현진은 5일간 휴식을 취하고 3연전 마지막 날인 18일 등판하게 됐다.
당초 류현진의 등판일을 두고 말이 많았다. 등판일 사이 불펜피칭을 거르고, 4일 휴식 보다는 5일 휴식 때 잘 던지는 류현진에 대해 여전히 못 미더운 시선을 보내는 현지 언론도 있었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현재 사실상 1선발 역할을 하고 있는 류현진을 존중하고 있다.
류현진은 호주 개막 2연전 두번째 경기 등판을 시작으로, 미국 본토 개막전, 홈 개막전까지 중요한 경기에 모두 나섰다.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가 등 근육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DL)에 오르면서 류현진이 대체자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1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덕아웃에서 지켜봤다. 경기 전 류현진이 외야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이날 훈련에서 불펜피칭을 소화한 류현진은 오는 12일 애리조나 원정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로스엔젤레스(미국 캘리포니아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4.10/ |
하지만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개막전에서 2이닝 8실점(6자책)으로 역대 최악의 피칭을 했다. 시즌 초반부터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온 류현진은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본토 개막전 이후 4일 휴식 뒤 5일째 등판한 경기에서 부진하면서 또다시 메이저리그식 '5일 로테이션'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류현진의 휴식일별 평균자책점을 보면, 4일 휴식 후 3.79, 5일 휴식 후 2.12, 6일 이상 휴식 후 2.56이었다. 휴식일이 짧았을 때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을 적극적으로 감싸고 있다. 이미 "시즌 초반에는 류현진이 선발 등판 후 충분한 휴식일을 가진 후 다음 등판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공표한 바 있다. 팀을 위해 험난한 일정을 소화해준 류현진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결국 지난 등판 때도 류현진을 배려해줬다. 1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에 등판시키는 대신 12일 애리조나전에 내보내 6일 휴식을 줬다. 류현진은 휴식 후 다시 7이닝 무실점으로 부활했다.
5선발 역할을 하고 있는 폴 마홈이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4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초 류현진이 17일 등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팀 휴식일이 들어있어 류현진이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할 경우, 4명의 선발투수로 마운드 운용이 가능했다.
류현진은 19일 애리조나전에 나설 수도 있었다. 올시즌 애리조나 상대로 두 차례 선발등판에서 12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천적'으로 떠올랐기에 2선발 잭 그레인키와 순서를 맞바꿀 수도 있었다.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 상대로 약했던 것도 고려됐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류현진 상대로 타율 3할2푼을 기록중이다. 애리조나에 비해 불편한 상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마홈에게 다시 선발 기회를 주며 류현진에게 하루 휴식을 더 보장해줬다. 또한 등판 순서를 바꿔 샌프란시스코를 피하기 보다는 류현진에게 다시 명예회복할 기회를 줬다. 류현진으로선 지구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 상대로 약점을 보여서 좋을 게 없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