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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계속)

 

맥그리거의 파이팅 스타일 기이하기 그지없다. 모든 부분에서 뛰어나야만 생존할 수 있는 현대 MMA에서 강점으로 약점을 메꾼다는 굉장히 이종격투기적인방식으로 단숨에 정상으로 치고 올라갔다는 점에서부터 그렇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가라테 스탠스, 남발하는 화려한 킥, 턱을 때워버리는 안면 타격허용 등등. 세부적 요소 하나하나가 기이하다 여겨질 정도로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역행의 바탕에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 있다. 바로 그의 왼손이다.

 

1. 모든 길은 왼손으로 통한다


맥그리거는 현재까지 단 두 경기만을 제외하고 승리한 모든 경기를 KO로 장식했으며, 그 중에서도 한 경기만을 제외하고 모두 펀치 KO. 하지만 이러한 전적만을 보고 그를 한 방 펀쳐로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다. 한 방의 위력으로 유명하지만 실상 알고 보면 마크 헌트 류의 데미지 누적형 파이터이기 때문이다. 맞추지 못하면 끝장인 조쉬 버크만, 마이티 모 등과는 완전히 다른 부류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모든 것을 이 하나에 쏟아 부을 만큼 그의 왼손은 값어치를 한다. 맥그리거가 레프트 스트레이트 하나만큼은 역대 모든 선수 중 가장 완벽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거리, 정확성, 완급조절, 파괴력 모두 정점을 찍었다 평가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정확성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른 선수들에게선 찾아보기 힘든 뒷손 완급조절이 가능한 것 역시 이를 기반으로 한다. 너무나 정확해 셋업도 없이 핀 포인트를 맞출 수 있으며, 그는 곧 힘을 적게 들여도 상대에게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가히 신의 기술이라 칭할 만하다. 그리고 그 자신 역시도 이 왼손의 힘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한 신뢰감이 굉장히 큰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의 플레이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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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의 플레이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마이웨이이전 글에서 알도를 전략을 짤 수 없는 선수라 평한 바 있는데 맥그리거는 전략이 없는 선수라 할 수 있다. 정확한 의미에서 전략이 없다기보다 상대가 누구든 간에 항상 자기 할 일을 한다는 뜻에서 말이다. 채드 멘데스 전은 바로 이런 성향이 가장 두드러진 경기였다. 특급 레슬러를 상대로는 타격가는 상대적으로 킥을 자제해야 한다는 정설을 코너는 시작과 동시에 돌려차기를 시도함으로서 거절하고 들어갔다. 이는 멘데스의 그라운드 앤 파운드가 이루어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멘데스의 태클을 한 차례 막아낸 후 여유롭게 웃으며 도발하는 맥그리거의 모습은 여전히 레슬링에 대한 걱정 따윈 없다는 듯했다. 어차피 내려간 시간 전후로 자신의 왼손만 꾸준히 넣어주면 이긴다는 엄청난 자신감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자신감이 근거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2. 두 발은 거들 뿐


그리고 이런 필살기를 보유한 선수들이 으레 그렇듯, 맥그리거 역시 이 필살기로 가는 길을 최대한 다양하게 만들어놓았다. 그것이 바로 킥이다. 그리고 이 킥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맥그리거의 스텝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이 스텝을 이야기해야 킥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알도의 스텝을 정적이라 한 바 있는데 맥그리거 역시 그리 동적이지는 않다. 제자리에서 통통 튀며 킥을 활용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맥그리거의 주된 스텝은 느긋한 압박이다. 특유의 가라테 사우스포 스탠스를 앞세워 전진하는 맥그리거 스탭의 키포인트는 다름 아닌 앞발 먹기. 맥그리거가 사우스포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상대와 앞발을 마주보는 상태가 되는데, 이 때 상대보다 앞발이 바깥쪽으로 나가게 되면 자신의 강타를 집어넣기 좋은 자세, 흔히 말하는 T-포지션이 된다. 맥그리거는 이 점을 굉장히 잘 알고 있고 이 바깥쪽을 선점하기 위해 터치글러브가 이루어지는 순간부터 오른쪽으로 나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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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데스 전의 1라운드 55초 지점이다. 멘데스를 코너로 몰며 간을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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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페인트와 함께 앞발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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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왼손을 발사해 적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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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할러웨이 전의 1라운드 56초경 할러웨이가 충격을 입고 뒤로 밀리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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잽과 함께 앞발을 먹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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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온몸을 실어 래프트를 던진다

 

이 앞발 먹기가 맥그리거가 밟는 스텝에 있어 핵심 중의 핵심이다. 또한 이와 더불어 전진을 해 상대에 대한 압박이 이루어짐으로서 상대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주먹 교환을 강요받게 된다. 그리고 맥그리거는 이 상황을 아주 좋아한다. 누구보다도 정확한 레프트가 있으니 결코 손해 보지 않는다는 계산이라 하겠다. 하지만 여기엔 한가지 허점이 있다. 상대가 발을 먹을 수 없는 위치로 가버리는 시나리오가 바로 그것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맥그리거의 킥이 빛을 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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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시작부터 사우스포를 상대하는 정석대로 왼쪽(코너의 오른쪽)으로 도는 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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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거슬린 맥그리거는 곧바로 위협 사격에 나선다

 

맥그리거는 왼손을 집어넣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상대가 자신의 오른쪽으로 돌아나가는 상황이 가장 거슬릴 수밖에 없다. 자신의 왼손에서 상대가 가장 멀어지는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커다란 회축이 반복적으로 나오게 될 경우 상대 입장에서는 왼손을 피하려다 휠킥을 맞는 상황까지 신경 써야하기 때문에 움직임에 제약이 걸리게 된다. 채드 멘데스가 바로 이 부분에서 크게 당했다. 맥그리거의 스피닝 킥이 지속적으로 적중하자 멘데스는 반대 방향으로 스텝을 밟기 시작했는데 그 방향은 코너에게는 왼쪽, 즉 레프트를 내기 아주 좋은 쪽이다. 상대가 스스로 자멸수를 두게 한 셈이다.

 

코너가 활용하는 킥의 기능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코너의 킥은 오히려 케이지 중앙에서 빛을 발한다. 상대의 체력과 기동력을 갉아먹는 앞발 오블리크 킥, 프론트 킥이 바로 그것이다. 엄청난 원거리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쏟아지기 때문에 대응이 어려운 것은 물론 체력을 상당히 많이 갉아먹는다. 한편으로는 이런 킥들은 코너의 거리를 제대로 지켜주는 기능도 한다. 거대한 사이즈를 앞세워 자기의 거리에서 때리기 좋아하는 맥그리거인 만큼 굳이 상대에게 접근을 허용해 50 50 상황으로 타격을 주고받는 것은 썩 달갑지 않은 일이만큼 이 킥들의 가치는 상당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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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이 프론트 킥을 허용하는 멘데스. 이 킥들이 쌓여 급격한 체력 저하를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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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할러웨이 전의 1라운드 55초경 장면

앞발을 내주면서 순식간에 어퍼컷으로 치고 들어간다 . 킥 외에 코너가 가진 가장 강력한 옵션.

직선형 공격이 주를 이루는 맥그리거의 파이팅에 예외적인 공격으로 킥과 더불어 상대의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특히 앞손 어퍼컷의 경우 리스크가 굉장히 큼에도 불구하고 코너는 그의 완성도를 믿고 마음껏 휘두른다.

 

3. ‘....’의 마침표, 하드웨어


맥그리거의 장기는 정말 완벽하다. 적어도 스텝, 다양한 킥, 레프트 스트레이트, 잽 등 그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들은 그의 스타일에 최적화 되었으며 완성도 역시 출중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맥그리거는 빈틈이 없는 선수가 아니다. 강점 살리기에 치중한 탓에 빈틈이 여실히 보이는 편이며 그 약점을 몇 차례씩 공략당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안면 타격 허용은 그 대표적인 부분이다.

 

맥그리거는 오소독스와의 뒷손 싸움에서 정확하게 칠 줄 아는 선수지만 그 싸움 자체를 잘하는 선수는 아니다. 그 반대급부로 상대에게 큰 라이트 펀치를 자주 허용하기 때문이다. 무모할 정도로 과감한 그의 플레이와 헤드웍이 적고 머리 움직임이 뻣뻣하다는 점과 낮은 가드가 겹쳐 발생하는 문제다.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던 데니스 시버 전을 보자. 이 장면 전까지 맥그리거는 시버를 두들기며 일방적으로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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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버를 치고 있는 맥그리거의 자세를 보자. 가드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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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잠시 후에 날아들은 시버의 펀치를 고스란히 턱으로 받아내야 했다. 상체가 너무 펴져 있기 때문에 피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충격을 흘리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사실 가드를 낮춘 채 상체를 세우는 치는 타격이야 과거 마치다의 예에서도 보이듯 가라테카들에게 흔히들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머리가 뒤로 빠져 있기 때문에 자신의 덜 맞겠다는 의지를 가장 확실히 살릴 수 있어 스텝이 받쳐주는 아웃복서들이 활용해 재미를 봤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코너처럼 끊임없이 링 중앙을 점유하며 전진하는 스타일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가라테 스탠스 자체가 안면 타격 방어 자체에 그리 용이한 편은 아닐뿐더러 특히나 교착 상태에서는 상당히 불리한 자세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키쿠노 카츠노리가 바로 이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안면 타격으로 피 본 압박형 가라테카의 대표적 케이스다. 맥그리거라고 예외는 아니다. 채드 멘데스 전의 경우 멘데스가 전력을 다해 던지는 펀치를 열 차례 가까이 고스란히 턱으로 받아낼 정도로 강타 허용이 잦았다. 스탠딩에서는 완벽히 압도하는 상황이었는데도 그런 위험한 장면을 자주 노출했다는 것은 굉장히 좋지 못하다.

 

스탠스에서 오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당최 무게 중심이 높은데다 화려한 킥까지 자주 사용하다보니 중심을 잃기가 쉽다. 뿐만 아니라 압박에 집착하며 T-포지션을 자주 잡는데 이 포지션은 압박하기 좋은 대신 상대에게 태클을 허용하기 가장 좋은 자세라는데 문제가 있다. 시버 전은 이 부분을 아주 다양하게 노출했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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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후 39초 지. 맥그리거와 시버가 거의 동시에 뒷발 킥을 낸다. 맥그리거는 미들킥, 시버는 로우킥이다. 이렇게 부딪힐 경우 미들킥을 찬 쪽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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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초에도 시버는 낮게 로우킥을 차 맥그리거를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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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기 직전의 맥그리거가 무슨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보라. 약간 주춤하는 듯 거의 서있다. 저 상태의 맥그리거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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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 이때 맥그리거는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이며 앞손 어퍼컷을 장전하고 있다.

이제 시버는 맥그리거의 높은 중심에 대해 감을 잡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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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완전히 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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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 태클을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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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돌려 T-포지션을 완성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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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고 들어가니 맥그리거의 중심은 완전히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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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종로 42초를 남겨둔 시점에서 맥그리거는 연타를 잠시 멈춘다. 이 순간 기회가 올 것임을 시버는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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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가 후속타로 킥을 날리지만 시버는 이미 그의 하체로 옮겨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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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로는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손쉽게 공략당하는 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맥그리거가 벨트까지 두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하드웨어다. 멘데스라는 강타자의 베스트 샷을 열 번을 맞고도 견뎌낼 수 있는 턱, 웬만큼 잃지 않는 균형 감각과 사이즈의 압도적 우위를 통해서 이를 극복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 당했을 때에도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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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버전의 1라운드 136초의 순간을 보자. 시버는 맥그리거의 레프트를 고개 숙여 피하며 앞발을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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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손이 약간의 차이로 비껴 맞은 후 장전한 오른손. 원래대로라면 이 거리에서는 맞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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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른손이 궤도에 들어오는 시점에서 맥그리거는 이미 시버를 밀어내고 있다. 길이와 스피드가 동시에 받쳐주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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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길이로는 만만치 않은 할러웨이조차 이에 당했다. 1라운드 종료 39초 전 할러웨이는 앞발을 먹으며 앞손 훅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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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맥그리거가 팔만 뻗어줬음에도 불구하고 할러웨이의 훅은 위축되어 힘을 잃고 그저 얹히게 된다.

 

앞서 맥그리거의 자신감이라 표현했던 부분에는 사실 이러한 신체조건에 대한 자신감도 포함되어 있다. ‘너는 어차피 나를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4. 함수 알도, 미지수 맥그리거

 

사실 맥그리거는 언급할 부분이 알도에 비해 적은 편이다. 강점이 굉장히 분명하고 간결하며 단점 역시 뚜렷하고 간단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직 미지수인 부분들까지도 많이 남아 있다. 10년 동안 승리만을 거두며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경지에 올랐고 한편으론 분석도 될 만큼 된 알도와는 완전히 반대편에 서있는 셈이다. 그만큼 알도는 할 것이 정해져 있고 맥그리거는 그것을 견뎌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일관적인 플레이를 제대로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승부는 맥그리거에게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얼마나 알도의 플레이를 무력화시키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성 자체는 맥그리거가 상당히 유리한 입장이다. 단신의 오소독스 대 장신의 사우스포라는 기본적 조건 자체가 맥그리거에게 크게 기울어져 있으며 코너는 그 길이를 최대한으로 사용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더더욱이나 그러하다. 알도가 거의 유일하게 노출하는 약점인 어퍼컷 공격을 가장 잘 사용하는 선수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너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은 다름 아닌 알도의 완성도다. 물론 맥그리거도 자신의 주특기에 한해서는 완벽에 가까운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알도는 그 영역이 모든 부분에 걸쳐있기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결국 왼손으로 알도를 눕혀야 하는 맥그리거와 달리 알도는 맥그리거의 모든 약점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맥그리거 대 데니스 시버는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많다. 앞서 맥그리거의 약점에 대해 서술할 때 유난히 시버가 많이 언급되는 것을 느꼈는가? 의도한 바도 있지만 실제로 시버 전에서 코너는 자신을 공략할 키를 너무 많이 노출했다. 그리고 알도 입장에서는 더더욱이나 그러하다. 시버가 알도와 사이즈가 거의 일치하며 경기 스타일 역시 알도의 하위호환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이 많기 때문이다. 로우킥 킥 카운터, 타이밍 태클 등. 시버는 이를 공략하는데는 성공했고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는 것으로 이어나가지는 못했지만 만일 이게 알도라면? 상당히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한편 혹자는 대() 멘데스 전에서 보여준 타격 퍼포먼스의 차이를 근거로 스탠딩 영역에서만큼은 맥그리거가 확실한 우위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멘데스는 자신의 압박이 통할 때 가장 강한 선수이며 또한 그 상태에서의 타격에 최적화 된 선수다. 하지만 알도는 다르다. 그 영역에서도 멘데스보다 우월했음은 물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케이지 바깥쪽을 돌면서 상대를 사냥할 능력이 된다는 것이다. 알도가 압박을 하는 이유는 그게 유일한 밥줄인 멘데스와 달리 오로지 그 때 KO 찬스가 더 많이 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알도는 테이크다운을 감수하면서 킥을 마음껏 찬 맥그리거와 달리 멘데스를 상대할 때 킥을 거의 봉인해두고 싸웠다. 이것이 알도 대 맥그리거의 경기에서 결코 맥그리거에게 좋은 쪽으로 해석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반면 그라운드 상황에서의 약점 역시 의문부호가 붙는다. 멘데스는 레슬러로 이름 높은 것에 비해 테이크다운을 제외한 실질적인 그래플링 능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WEC 시절 판정머신으로 악명을 떨쳤던 것이 바로 여기에 기인하며 UFC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룬 후에도 사실 임팩트는 타격으로 남겼지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것은 거의 없었다. 그런 멘데스에게 테이크다운에 이어 순식간에 크루시픽스까지 허용했다는 것은 그의 그라운드 대처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알도는 이 구석을 충분히 공략할 능력이 되는 파이터다.

 

마지막 변수는 체력이다. 알도는 2009년 이후 모든 경기를 5라운드 룰로 싸웠으며 25분을 모두 채운 경험이 6번이나 있다. 그만큼 체력 배분과 장기전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뛰어나다. 반면 맥그리거는 3라운드까지 가본 경험마저 단 한 번에 불과하고 나머지 19번의 경기를 모두 2라운드를 넘기지 않았다. 알도는 분명 이 부분을 시험하려 들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순차적이다. 스탠딩에서 코너가 킥 카운터를 이겨내야 하며, 막아냈다면 그래플링 싸움을 견뎌내야 하고, 견뎌냈다면 후반까지 승기를 가져가야 하는 것. , 모두 코너의 몫이다. 과연 맥그리거는 이 세 개의 관문을 통과해내는 챔피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아직몰랐던 한계가 드러날 것인가? 이제 그를 확인하기까지 단 하루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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