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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놀라운 광경이었다. 대회 시작 전부터 홈에게 엄청난 분노를 표출했던 로우지는 다급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며 무언가에 쫓기는듯한 플레이를 펼쳤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종지부를 찍는 홀리 홈의 왼발킥에 로우지는 쓰러졌다. 15일 오후(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UFC 193'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로 가득했다. 최강 로우지는 무릎을 꿇었고, 예드제칙은 클래스가 다름을 증명했다. 헌트와 실바는 조금 시시한 승부로 경기를 마쳤고, 휘테커와 로숄트는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대이변' 최강 로우지 쓰러뜨린 홀리 홈...2R KO승

거친 숨소리를 내쉬며 황소를 연상케 하던 로우지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홈에게 달려들며 승부의 시작을 알린다. 가볍게 펀치를 주고 받던 두 선수는 약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격양된 상황으로 1라운드를 진행했다. 로우지에게 한차례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리는가 했던 홈은 1R 1분 30초를 남겨둔 시점에서 강력한 레프트 펀치를 로우지에게 적중시킨다. 데미지가 상당히 컷던 모양인지 이 한방에 기세가 넘어가 버렸다. 흔들리는 챔피언의 모습을 처음 목격한 날이기도 했다. 이후 챔피언의 여유는 온데 간데 없었고 홈의 엄청난 타격에 커리어 최고의 위기를 맞이한 로우지. 다행히 라운드가 종료되며 한숨 돌리는가 했지만, 이후 곧바로 시작된 2라운드 경기에서 번개같은 움직임을 선보인 홈은 로우지와 간격을 벌리며 침착한 모습을 보인다. 이후 정신없이 주먹을 날려되던 로우지는 홈에게 달려들다 레프트 펀치를 허용하며 넘어졌고, 순간 뒤를 잡힌 상태로 어리둥절해 하던 찰라에 홈의 왼발 하이킥이 챔피언의 안면 강타하며 차가운 링에 그대로 쓰러진다. 2R KO승. 승리자는 로우지가 아닌 홈이였다. 

홈의 플레이는 예상보다 훨씬 뛰어났다. 존 존스의 그림자가 슬며시 드리워질 정도로 펀치와 킥의 연계가 좋았다. 아무도 상하지 못했던 결과였고 너무도 당연하게 모든 이들이 로우지의 승리를 점쳤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챔피언을 맞이하게 되었고, 리벤지에 나설 독기품은 로우지를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로우지와 홈


타이틀 방어 성공 예드제칙...레투르노에 5R 판정승

여성부 경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명승부였다. 스트로급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큰 체구의 레투르노가 경기 초반 기세 좋게 상대를 몰아붙이며 예드제칙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내 챔피언의 모습을 되찾으며 5R 승부끝에 판정승으로 자신의 벨트를 지켜냈다.


경기 초반 의외로 챔피언 예드제칙을 몰아붙이며 한차례 테이크다운까지 성공시킨 레투르노가 승기를 잡나 했지만, 날카로운 킥을 보유한 예드제칙이 레투르노에게 하이킥을 얼굴에 정확히 적중시키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는다. 데미지가 남아있었던 탓인지 레투르노는 급격하게 흔들리며 예드제칙에게 리드를 내준다. 위기감을 느낀 레투르노는 계속 상대에게 달려들지만 치고 빠지기에 능숙한 예드제칙은 여유있게 승부를 만들어갔다.

2라운드가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기세를 잡은 예드제칙은 챔피언다운 타격을 선보인다. 펀치에 이은 레그킥으로 상대에게 지속적인 데미지를 입혔고, 이미 레투르노의 얼굴은 빵빵하게 부어오른 상태. 이때부터 확연한 기량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공격을 적중시킨 예드제칙은 승기를 잡게 된다.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고 3라운드를 시작한 레투르노는 적극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다시 한번 압박한다. 치열한 클린치 싸움으로 진행되었던 경기는 예드제칙의 킥이 다시 한번 안면부에 가격한다.

4라운드 들어 움직임이 둔해진 레투르노는 요안나에게 맹공을 허용했고, 4라운드 10초를 남긴 상황에서 결정적인 데미지를 더 허용한다. 이후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던 두 선수는 가벼운 난타전을 주고받으며 라운드를 마쳤다. 5라운드까지 가는 혈투 끝에 챔피언 예드제칙이 판정승을 거두며 2차 방어에 성공했다. 수준이 다른 타격기를 뽐낸 예드제칙은 흡사 조제 알도를 연상케 하는 플레이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슈퍼 사모안' 헌트 1R TKO승...타격 장인의 날카로운 한방

2013년의 시대의 명승부를 연출하며 무승부로 물러났던 두 선수가 이번에는 슈퍼 사모안의 화끈한 한방으로 승패가 갈랐다. 날카로운 타격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던 헌트의 타격가다운 면모가 돋보였다.

승부의 포문을 연 것은 헌트의 킥이었다. 초반 신경전을 벌이며 간을 보던 두 선수는 헌트의 킥이 실바 옆구리에 제대로 꽂히며 데미지를 주는데 성공한다. 헌트의 타격이 효과적으로 먹혀들자 가드를 올리며 기회를 엿보던 실바에게 날벼락이 떨어진다. 실바를 케이지 쪽으로 몰고 가던 헌트의 작전이 적중한 것일까? 그는 순식간에 강력한 펀치 한방을 실바 머리에 적중시키며 1R TKO승을 따낸다. 입식타격의 챔피언다운 영리한 플레이가 돋보인 경기였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헌트는 필리핀에서의 훈련을 승리 비결로 꼽기도 했다.

'맹수' 홀 잡은 '사냥꾼' 휘테커...3R 만장일치 판정승

맹수와 사냥꾼의 싸움 같았다. 강력한 한방으로 휘테커를 흔들려했던 맹수 홀은 기본기와 차분함으로 응수한 사냥꾼 휘테커에게 잡히고 말았다. 엄청난 스피드와 탄력이 돋보였고, 기본기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입증된 장면이었다.

창의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던 홀에게 다소 밀리던 초반 사우스포로 자세를 바꾼 휘테커는 타격 일변도로 홀을 압박한다. 체급을 올린 선수답게 하위 체급 선수 특유의 빠른 움직임을 선보이며 응수한다. 쉽사리 연속타를 허용하지 않던 홀은 경기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던 상황에서 휘테커에게 테이크다운을 허용한다. 찬스를 잡은 휘테커는 상대를 압박하지만 유연성에서 우위를 보인 홀을 제압하지 못하고 1라운드를 마친다. 부지런한 콤비네이션으로 일관했던 휘테커가 유리하게 라운드를 마무리 짓는다.

1라운드를 불리하게 가져간 홀은 간격을 유지하며 기회를 엿보지만 타격거리 조절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시 한번 펀치를 허용한다. 휘테커의 영민한 움직임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홀은 다시 타격을 임했고, 2라운드 1분 30초를 남겨둔 시점에서 강력한 유효 헤드킥을 성공시킨다. 2라운드 들어 강력한 킥을 여러 차례 성공시킨 홀이다.

3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맹수처럼 달려든 홀은 순식간에 휘테커의 카운터펀치를 연속 허용하며 위기에 몰린다. 철창 사이드에서 휘테커에게 잡힌 홀은 계속해서 점수를 잃는다. 어렵사리 위기에서 벗어난 홀은 큰 킥들을 여러 방 적중시키며 휘테커를 압박한다. 역시 날카로운 한방의 홀이 무서운 이유를 이 대목에서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에 질세라 맷집 좋은 휘테커는 아랑곳 않으며, 본격적인 타격전으로 응수한다. 유연함의 극을 달린 승부를 펼치던 휘테커는 경기를 20초 남기고 다시 잡기 기술에 성공하지만 라운드는 종료된다. 라운드 종료벨이 울리자 팬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로 명경기에 대한 보답을 안겼다. 미들급 최고의 명경기가 다시 한번 펼쳐졌음을 반기는 것이다. 만장일치 판정승을 따낸 휘테커는 랭킹 탑텐의 홀을 잡으며 엄청난 업셋을 이루어냈다.

독기품은 로숄트 3R 판정승...아무것도 못해본 스트루브

헤비급 매치로 펼쳐진 첫 경기는 로숄트와 UFC 최장신 스트루브의 경기로 지독하게 달려들던 로숄트가 판정승을 거두며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1라운드가 시작되고 양 선수의 치열한 신경전이 펼치지던 중 로숄트가 스트루브를 테이크아웃시키며 레슬링 기술로 압박한다. 생각보다 스트루브의 그라운딩 디펜스가 허술하지 않았고 쉽게 빈틈을 노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체력적인 부분에서 많은 이득을 본 로숄트가 우위를 점한채로 1라운드가 끝났다. 어느 때보다 과감했던 로숄트였다.

2라운드가 시작되고 다시 로숄트가 테이크다운을 시도한다. 1라운드를 사실상 내준 상태에서 부담이 컸던 스트루브는 견제에 힘을 쏟지만, 굶주린 맹수처럼 달려드는 로숄트에게 다시 한번 테이크아웃을 허용한다. 그러나 UFC 최장신 스트루브에게는 긴 다리가 있었고 파운딩 된 상대에게 달려들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하프가드를 지속적으로 내주던 스트루브는 기무라와 암바를 콤비네이션으로 사용하며 물러 설 수 없다는 듯 항쟁을 펼친다.

업셋을 노리던 스트루브를 상대로 간격을 유지하던 로숄트는 3라운드 들어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며 펀치를 허용한다. 이전 라운드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며 계속되는 킥과 데미지를 입히는데 성공한다. 위기감을 느낀 로숄트는 계속적으로 달려들며 테이크다운을 다시 시도했다. 체력적으로 비충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 결국 또 한번의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 로숄트는 판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고 결국 3라운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둔다. 이로써 3연승 가도를 달리게 되었고, 스트루브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못해보고 끝난 경기였다.

◆ UFC 193

메인 카드
▶밴텀급 타이틀전 매치: 론다 로우지 vs 홀리 홈(2R KO승)
▶스트로급 타이틀 매치: 요안나 예드제칙(5R 판정승)vs 발레리 레투르노
▶헤비급: 마크 헌트(1R TKO승)vs 안토니오 실바
▶미들급: 유라이아 홀vs 로버트 휘태커(3R 판정승)
▶헤비급: 스테판 스트루브 vs 자레드 로숄트(3R 판정승)

언더 카드
▶라이트급: 제이크 매튜스(2R TKO)vs 아크바르 아레올라
▶웰터급: 카일 노크 (1R KO승)vs 피터 사보타
▶라이트헤비급: 앤서니 페로시 vs 지안 빌란테(1R TKO승)
▶플라이급: 리치 바술릭 vs 대니 마르티네즈(3R 판정승)
▶미들급: 다니엘 켈리 (3R 판정승)vs 스티브 몽고메리
▶웰터급: 리차드 월시(3R 판정승) vs 스티븐 케네디
▶웰터급: 제임스 문타스리(1R KO승) vs 안톤 자피어
▶플라이급: 벤 은구옌(1R KO승) vs 라이언 베노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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