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알도의 타이틀매치가 코메인으로 밀렸다는건 놀라운 일이다. 사실 그 이유는 도미닉 크루즈의 귀환이라는 예외적 상황때문이었지만 크루즈가 출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지금 알도-라마스전이 사실상 바라오-페이버 2차전보다는 빅매치임에 틀림이없다. 하지만 이미 결정된 출장순서가 바뀌지는 못했다.


알도는 역사상 가장 완성도 높은 파이터중 한명이다. 개인적으로는 MMA 20년사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 바로 알도라고 생각한다. 전성기의 앤더슨 실바에게도 레슬링이라는 구체적인 약점이 있었지만 알도의 경우 아무리 찾으려 해도 전혀 그런점이 보이지 않는다. 가끔씩 알수없는 이유로 컨디션 기복을 보인다는 점이 그나마 약점과 가장 비슷한 면모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것은 일종의 랜덤 확률로 터지는 로또같은것일 뿐, 상대선수가 전략적으로 공략할만한 부분이 아니다.


 조제 알도리카르도 라마스
 국적브라질미국
 연령 1986년생 (만27세)1982년생 (만32세)
 전적23승 1패 14KO 2SUB14승 2패 3KO 5SUB
 신장170cm173cm
 체중66kg (페더급)66kg
 리치178cm180cm
 스탠스오소독스오소독스
 스타일 (특기) 스트라이커 (라이트로우킥, 라이트 스트레이트, 니킥)웰라운드 (그라운드 & 파운드)


도전자인 리카르도 라마스는 페루계 부친과 멕시코계 모친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양국의 국기가 새겨져 있는 경기복을 즐겨 착용한다. 레슬링 선수 출신인 라마스는 대단히 훌륭한 파이터다. 그의 강점은 힘과 저돌적인 공격성. 섬세한 기술은 아직 부족하지만 워낙 근력수위가 높고 공세에 위력이 있기 때문에 그와의 대전에서 앞서나가던 선수들이 아차하는 순간에 역전 피니쉬를 당하고 마는 그림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알도를 상대로 라마스가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을것인가.


알도는 모든 것을 넘칠정도로 풍족하게 가지고 있다. 그의 스피드 레벨은 극도로 높다. 기본적인 움직임 자체가 빠르고 수비로, 혹은 공세로의 전환때의 반사속도도 미친듯이 높다. 또한 상대의 빈틈을 발견하고 일격을 찔러넣을때의 움직임은 눈으로 쫒아갈 수가 없을 정도다. 뭔가가 번쩍했다면 이미 그림같은 클린히트가 적중된 것이다. 


복싱이나 입식같은 타격계 스포츠의 경우 스피드가 가장 중요한 신체능력으로 꼽힌다. 힘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MMA에서는 스피드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근력이 부족하면 아무리 빨라도 클린치-그라운드상황을 견뎌낼 수 없기 때문이다. MMA에서는 힘도 스피드만큼 중요하다. 알도의 경우 근력수위도 굉장히 높다. 어느체급이던 일반적으로 최고의 근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은 레슬링 베이스인경우가 많다. 레슬링 선수들의 일반적인 근력레벨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알도의 경우 체급대 최고의 레슬러들과 근력 경쟁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스피드와 근력이 동시에 그정도가 나온다는것은 사실 거짓말 같은 얘기다. 


캐빈 랜들맨이라는 선수가 있었다. 그 선수의 특징은 어마어마한 괴력과 눈부신 스피드를 동시에 발휘했다는 점인데, 그의 문제는 스테미너였다. 폭발적인 움직임과 괴력을 내는 속근이 많은 체질의 경우 지구력은 떨어지게 마련이기 때문. 하지만 알도의 경우 생피에르처럼 힘이 세면서 폭발적인 움직임이 가능하고 지구력까지 강한편이다. 게다가 알도는 생피에르에게 부족한 결정력마저 갖추고 있다.


테크닉의 측면에서 MMA는 광대한 바다라 볼 수 있다. 복싱과 입식에 비해 MMA에는 너무나 많은 테크닉이 존재하며 그중 얼마나 많은 부분을 몸에 익히느냐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너무 여러가지를 섭렵하자니 깊이가 문제고 심화에 집중하기에는 다루어야 할 영역이 미친듯이 넓다. 그 어느쪽도 경시할수 없기 때문에 선수들의 스케쥴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그래서 MMA 파이터는 성실해야 성공할 수 있다. 게을러서는 테크닉의 함정에 빠진다. 미국에서도 MMA 선수를 평가할때 'Work Ethic (성실성)'을 대단히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있다. 이 부분에서는 케인 벨라스케즈같은 선수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이 점은 물론 테크닉의 함양뿐만아니라 컨디셔닝의 증강을 이루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타격기교의 경우 알도는 달인의 경지에 올라있다. 그의 라이트 스트레이트와 라이트 로우킥은 현 MMA에서 가장 수준높은 타격 테크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니킥은 앤더슨 실바의 것 만큼 치명적이다. 타격 전반에서 그는 앤더슨 실바와 함께 MMA의 투탑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주짓수 블랙벨트로 그라운드 기술을 많이 보여준 적은 없지만 그라운드에서도 경기를 풀어나갈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것으로 봐도 좋을것이다. 게다가 레슬링 면에서도 그는 타격가로 분류될 수 있는 그 어떤 선수보다 높은 테크닉레벨을 갖추고 있다. 수비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레슬링을 이용한 공격의 사용에도 상당히 능숙한 편이다. 알도는 타격이 힘들면 레슬링을 걸어 점수쟁탈전을 벌이기도 한다. 이 부분이 알도가 오히려 앤더슨 실바보다 더욱 완성도가 높다고 감히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알도의 완성도는 존 존스나 생피에르와 동급이며 타격 스페셜리스트로써는 사상 최고라고 볼 수 있다.



잽을 쳐 상대가 커버링을 바짝 끌어올리게 만든 후

아래로 들어가는 라이트 어퍼로 커버링의 빈곳을 때릴 심산이다




그림같이 적중, 잽을 셋업으로 사용한다는것은 바로 이런것이다. 잽을 쳐서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파악했다면 잽에 이어 적절한 연속기를 내 공격의 성공률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

다양한 공격옵션으로 여러 방향에서 신체 곳곳의 목표를 타격할 수 있도록 단련이 되어 있다면 타격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옵션이 별로 없다면 방어하는쪽에서는 편안하다


알도를 상대하는 선수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전략을 짤 수가 없다는 점이다. 어떤 공략할만한 빈틈이 있어야 그것을 비집고 들어가는 단계별 전법을 구사할텐데 알도에겐 그런것이 없다. 알도를 앞에두고 어그레시브하게 달려들면 알도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아웃 파이터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카운터 공격으로 대응한다. 반대로 카운터를 기다리며 패시브하게 운영한다면 그는 악마적인 인파이터로 변신해 극도로 난폭한 옵션을 꺼내든다. 한몸에 너무나 많은 재능과 테크닉을 가지고 있으므로 상대성과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한 카드를 딱딱 꺼내들 수 있는 파이터가 바로 알도이며 심지어는 부상등의 문제로 중요한 공격 옵션의 제약이 가해져도 남은 옵션만으로 일급파이터와 싸워 이길 수 있다.


이글을 읽고있는 독자들중에는 필자의 오버가 심하다고, 알도를 너무 신격화 하는것 아니냐고 반감을 가지실 분들도 있을것이다. 필자는 정찬성과 알도의 경기를 앞두고 알도의 약점을 찾아내기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알도의 모든 경기를 몇번씩 돌려보며 단하나라도 공략가능한 포인트를 찾아내고 싶었다. 그렇지만 결국 그런것을 전혀 찾아내지 못한 채 좌절하고 말았다. 필자의 경험상 이런 선수는 본적이 없다. 현 시점에서 알도를 쓰러뜨릴만한 페더급 선수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레프트 바디펀치에서 라이트 로우킥으로 연결되는 컴비네이션, 굉장히 멋진 기술이다

아래는 싱글랙 태클에 알도가 정석적인 방어법으로 대응하고 있는 장면







라마스는 스탠딩에서 알도와 대적할만큼의 기량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그의 타격과 타격방어능력에는 구멍이 있다. 레슬링면에서도 라마스가 알도를 넘기기는 쉽지 않을것이다. 다만 만약 알도가 좋지못한 컨디션으로 나온 상황에서 라마스가 알도를 넘기고 상위포지션을 점유한다면 라마스의 특기라고 할수있는 초강력 파운딩이 불을 뿜을 가능성이 아주 조금은 있다. 현지의 도박사들은 알도에게 1.17 배 (라마스 6배)를 책정했다. 오랜만에 보는 1.1대의 배당이고 그만큼 라마스의 승리가능성이 높지않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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