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정석

당신은 아십니까?

여름도 아닌데 뜬금없이 몰려오는 폭풍 속에서
늘 한결같이 레전드를 유지했던 그 사나이를.
그 별명에 걸맞게 폭풍처럼 까임을 당해왔지만
폭풍처럼 승부를 펼쳐주었고
폭풍같은 멘탈과 요즘은 폭풍같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마성의 웃음을 갖고있는 짱짱 사나이.
김택용과의 그 경기에서는 해설진 방청객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을 하였던,
(나의 하찮은 마지막 자존심이던 눈물을 훔치며 보았었다.)
그 누가 함부로 깔 수 있으며
그 누가 함부로 거론할 수 있으며
그 누가 함부로 그를 건드릴 수 있는가.

그의 이름, 홍진호.


당신은 아십니까?

마치 그를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지리하우스? 오로따잉미? 고후곻? 프로토쑤후?
하면서 힘차게 대답할 것만 같은 굉장한 용모의 사나이.
그의 용모에 걸맞게, 명경기때 하드코어 질럿 러쉬를 선보이면서
승리를 쟁취하던 영웅토스 가을토스의 사나이 of 사나이 부산 사나이.
500여일만에 프로리그에 진출했을 때도
내가 진출한 것 처럼 마냥 기뻐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의 별명 중 미남토스를 추가하고 싶었던,
등짝..등짝을 보자..!
헤드셋.. 헤드셋을 끼자...!

그의 이름, 박정석.


당신은 아십니까?

엄청난 승률을 보고 이영호 선수도 경이로운 표정을 짓고,
딱딱하고 재미없는 필드를 그만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프로토스의 꽃, 포토캐논으로 노랗게 물들이며
독창적인 플레이, 칼같은 타이밍, 허를 찌르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모두에게 몽상가토스라고 불렸으며
그의 전략을 써먹어보았지만 손이 영 좋지 않아 늘 실패하곤 하였던,
그만이 할 수 있던 플레이를 보여주던 몽상몽상한 사나이.
아비터의 할루시네이션으로 그를 여러개로 복제해서
세계 스타1 대회에 진출했다면
세상은 하나가 되고, 대한민국이 스타세계를 통일했을텐데.
그만큼 몽상몽상할루할루한 사나이.

그의 이름, 강 민.


당신은 아십니까?

어느날 문득 조용히 나타나서
신인답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며 경기를 이끌어가고
신인상과 다승왕의 영예를 차지했던 바람같은 사나이.
투명 테란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항상 조용조용해서 사람들이 무관심하다고 놀렸으며
레전드 경기라고 손꼽히는 경기들 중
강민할루시네이션의 경기 중 아쉽게 패배하였지만
그의 존재감에 비해 실력은 뛰어났었던 투명한 사나이.
예전부터 왜 백작테란인지 참 궁금했는데
그의 이름을 쿼티자판 그대로 영어로 쓰면
dlqudals-읽으면 들쿠다스- 들쿠다스 백작(...)
별명마저도 참 그다운 들쿠다스 사나이.

그의 이름, dlqudal..이병민.


당신은 아십니까?

1998년 총체적으로 모두 어려웠던 그 시절에,
게임을 하면 구박을 받던 그 배타적인 시대에,
혜성처럼 갑자기 등장한 그 게임.
동네 코흘리개 꼬맹이부터 반듯한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까지
나이와 사는 곳은 달라도, 종족이 같으면 유대감을 느끼고
누구나 열광하였으며 누구나 한번쯤은 즐겨보았던 그 게임.
프로게이머 문화를 탄탄히 다져놓고 게이머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리며
그들과 같이 웃고, 울고, 즐기고, 환호하였다.
누군가의 어린시절을, 누군가의 청춘을, 누군가의 중년기를 장식했었다.
이제는 그 불빛은 꺼져가며,
주변에는 수많은 화려하고 중독성있는 게임들이 넘쳐나지만
마치 첫사랑처럼 문득 떠올리면 바로 느껴져오는 그 시절의 모습들.
약 1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우리들의 머릿속 한켠에 항상 자리잡고 있으며,
함께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마음 한 구석이 다시 뛰어오름을 느끼게 했던 게임.

그 이름, 스타크래프트.


항상 간직하고 있었던 추억들을 다시 한번 만날 마지막 기회가 왔습니다.
바쁜 일상 속 잊고 살았던 내 유년시절의 기억.
잠시 지금의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바쁜 일상은 잊고
다시 한번 그때의 열정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정말 좋아하던 레전드 선수들, 아직 죽지않았습니다.
그 예전의 빛나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스타크래프트 파이널포 화이팅!